◎올해만 25종발견… 백신없어 “긴장”/저녁 9시대에 찾아드는 “악성”/「변종 저주…」/대학가 파급… 램용량 줄면 의심/「CMOS…」/「월요일 마다 「NO… RICE」/「쌀개방반대…」 국내외의 유명 컴퓨터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들조차 발견하지 못하는 한국산 컴퓨터바이러스가 요즘 기승을 부려 컴퓨터 이용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1백30여종의 컴퓨터바이러스가 활동중이며 이중 50여종이 한국산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산 바이러스는 88년 「브레인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90년 27종을 고비로 91년 21종, 92년 17종으로 차츰 감소했다. 그러나 바이러스 퇴치 프로그램을 과신해 경계심을 늦추는 사이 93년 34종으로 늘어났고 올들어 5개월만에 25종이 발견되는등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5월 한달동안에도 육군 모부대 전산소 중앙컴퓨터와 컴퓨터에 접속된 PC를 망가뜨린 「변종 저주바이러스」를 비롯, 「CMOS바이러스」, 「쌀개방반대바이러스」등 5∼6종이 잇달아 나타나 컴퓨터 사용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들 바이러스는 컴퓨터를 순식간에 작동불능상태로 만드는 악성일 뿐만 아니라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피해가 크게 늘고 있다.
육군 모부대 전산소에서 발견된 변종 저주바이러스는 하오9시∼9시59분사이에 컴퓨터를 이용할 경우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의 앞부분을 망가뜨려 순식간에 모든 자료를 파괴하는 악성이다. 바이러스연구전문가 안철수씨는 『지난 1월과 3월에 발견된 저주바이러스A형과 B형에 이어 이번에 발견된 변종은 프로그램의 논리과정으로 볼 때 동일인에 의해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CMOS바이러스」도 플로피 디스켓과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컴퓨터 작동에 기초적인 정보가 기록돼 있는 기억장치인 「CMOS」까지 파괴한다. 주기억장치인 램(RAM)의 용량이 아무런 이유없이 2킬로바이트가 줄어들면 일단 의심을 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UR로 고통받고 있는 농심을 대변한 이색 바이러스도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4월이후 매주 월요일이면 나타나는 「쌀개방반대바이러스」는 일반프로그램의 실행이 끝나면 「NO IMPORT RICE」라는 메시지가 화면에 나타난다. 이 바이러스는 디렉토리를 생성, 삭제하는 명령을 방해하거나 파일삭제 명령인 「DEL」을 실행시킬 때 파일을 지우는 대신 보이지 않게 하는등 사소한 시스템오동작을 일으키긴 하지만 다른 바이러스에 비해 컴퓨터에 미치는 영향이 치명적이지는 않다.
안철수씨는 『이들 한국산바이러스는 컴퓨터지식을 뽐내려는 「해커」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이들이 주공격대상으로 노리는 대기업과 공공기관등의 대형전산망은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홍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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