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6일 성명을 발표, 『대북제재는 곧 전쟁이며 전쟁에는 자비가 없다』고 주장하고 『한국정부가 모험을 감행한다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다. 북한의 전쟁위협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상투적인 것이지만, 6월에 듣는 협박은 더욱 분노를 불러 일으킨다. 6·25 44주년을 맞는 올 6월, 우리는 「전범 김일성」의 용서받을 수 없는 죄업을 새삼 상기하고 있다. 그가 동족을 향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44년동안 하루도 잊은 적이 없었으나, 러시아를 통해 입수한 그의 전쟁기도를 속속들이 확인하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끼고 있다.
러시아정부는 지난 2일 러시아를 방문중인 김영삼대통령에게 한국전쟁의 발발과 전개과정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중요내부문서 3백여종의 사본을 전달했다. 구소련에 의해 저질러진 과거사극복이라는 차원에서 제공된 이 자료들은 1950년부터 53년까지 소련과 북한사이를 오간 전쟁모의 전문들과 무기지원 약속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는 또 러시아국영 오스탄키노TV가 제작한 「한국전쟁」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6·25당시 「적」이었던 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필름에서 한국전쟁의 참상을 다시 목격하며 우리는 전율을 금할 수 없었다. 김일성이 스탈린과 모택동을 설득하여 얻어낸 전쟁지원 약속, 피란민행렬, 동족에 의해 죽은 시체들, 부모의 시체옆에서 울부짖는 어린이들, 양측의 융단폭격으로 쑥밭이 된 우리 강산…. 그 다큐멘터리의 해설자인 드미트리 A 볼코고노프 퇴역장군은 『남북 어느 한쪽이 전쟁을 일으켰다면 그것이 남한일 리는 없다. 먼저 전쟁을 일으킨 측이 3일만에 그들의 수도를 내주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치가 떨리는 그 전쟁, 형제가 서로 죽이고 우리국토를 우리가 짓밟았던 그 전쟁은 3년만에 원점으로 돌아가 휴전으로 끝났다. 그 전쟁에서 남북의 사망자는 3백만명에 이르렀다. 44년전 그 용서받지 못할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은 이제 다시 동족을 향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야욕으로 세계를 시끄럽게 하고있다.
그들을 위해 슬픈 것은 세월속에 녹아가던 남한동포들의 증오가 다시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한에서 『민족은 어떤 우방보다 낫다』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망나니같은 동족을 가졌다는 것은 얼마나 골치아픈 일인가』라고 한탄하는 사람들만 늘어나고 있다.
올 6월은 북한에, 그리고 남북관계에 불행한 6월이다. 북한은 과거를 용서하고 그들을 따뜻하게 받아들이려던 마지막 이해자들마저 잃어가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전쟁에는 자비가 없다』는 말은 우리가 그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말이다.<편집위원>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