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어떠한 대북제재도 선전포고 간주/대북제재는 전쟁,전쟁엔 자비없다/남조선정부 모험의길 나서면 종말/남북한의 태도는 지극히 위험한발상/북 무모한 모험땐 자멸과 파멸의길/북 핵개발 계속하면 고립과 멸망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간에 오가는 「말」들이 전례없이 적나라해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핵문제의 유엔이관을 결정한 이달초 부터 북한측은 성명이나 담화등을 통해 「거침없는」표현들을 써가며 선전전을 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북한측의 이같은 심한 표현들에 대해 정면으로 맞대응하기 시작했다. 북한측이 사용하는 용어들이 걸러지지 않은 원색적인 경우가 많아 무시한채 일일이 반박하지 않았던 과거의 예에 비추어 보면 보기 힘든 현상이다. 더욱이 그 표현 역시 「자멸」이니 「종말」이니 하는 식으로 북측 못지않게 강경하다는 느낌이어서 주목을 끌고있다.
지난 3월19일 북한측 남북실무접촉대표단장의 「서울 불바다」발언이 한동안 남북관계를 초긴장 상황으로 몰고간 계기가 됐다면 지난 3일 강석주 북한외교부 부부장의 「선전포고」발언은 「언쟁」의 도화선에 불을 댕긴 셈이다. 강석주는 당시 담화를 통해 『핵문제와 관련된 어떤 대북제재도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며 미국이 강경책을 고수할 경우 다음 단계의 핵계획을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 우리 정부는 이승곤남북핵통제공동위 남측위원장 명의의 대북성명을 발표, 『북한의 태도는 국제사회와 민족전체의 의지와 기대를 우롱하는 것으로서 지극히 위험한 발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6일 북한의 조평통성명은 말의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조평통은 『대북제재는 곧 전쟁이며 전쟁에는 자비가 없다』면서 『남조선정부가 모험의 길에 나선다면 그것은 곧 종말이 될것』이라고 못박았다.
우리 정부 대응도 만만치 않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중이던 김영삼대통령은 이날 즉각적으로 『북한이 끝내 무모한 모험을 감행한다면 그들은 자멸과 파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7일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제6차 서울지역 회의에서 이영덕총리가 대독한 개회사를 통해 『나는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한다면 그 결과는 고립과 멸망뿐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단언해둔다』고 지적했다.
이홍구부총리겸 통일원장관도 이자리에 참석, 『평화의 소망때문에 북한의 위협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고 강조하고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의 자유와 체제를 지킬 각오가 돼있다』는 정부정책을 보고했다.
양측의 「말」들만 놓고보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그만큼 상황이 예전과는 다르게 심각한 것 또한 사실이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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