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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 방문의 뜻(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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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 방문의 뜻(사설)

입력
199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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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계속된 김영삼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방문은 지금까지 펼쳐져온 한국정상외교중 보기드문 희귀한 발걸음이었다. 지금까지의 정상방문대상국은 대개가 강대국 중심이었고 우리와 교류가 활발한 나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 우즈베키스탄방문은 새로운 전례를 남긴 정상외교 행차였다. 그리고 타슈켄트에서 가진 두차례의 정상회담과 현지 한인동포들과의 만남은 우리가 그동안 미처 눈길을 돌리지 못했던 중앙아시아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존재를 새삼 일깨워 주는데 큰 몫을 했다. 92년 6월 이슬람 카리모프대통령이 서울을 다녀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우리와 우즈베키스탄의 관계를 인식하는데 미흡했다. 또 현재 대우자동차가 현지에 진출해서 96년부터 매년 18만대의 국민차를 생산할 예정이고 삼성·럭키금성등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지만 아직까지는 멀고 낯선 나라다. 그러나 그곳에 20만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다면 우리는 끈끈한 핏줄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김대통령의 정상외교 발길을 끌어당긴 것도 바로 그같은 민족애가 아니었나 싶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살고 있는 다른 한인동포들과 마찬가지로 우즈베키스탄의 한인들은 대부분 스탈린에 의해 1937년 연해주에서 강제 이주해간 2, 3세들이다. 공화국 전체인구의 1%로 다른 소수민족에 비해 교육수준이 높고 사회활동이 활발하며 특히 경제분야에서 활약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모국의 지원을 받으면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한인들이다. 이들에 대한 현지정부의 지위보장 약속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이번 김대통령의 타슈켄트방문은 성과가 크다.

 이번 방문은 비단 이들 한인만의 사기를 북돋우는데 그치지 않았다. 스탈린시대 극동지역에서 강제이주된 동포 및 그 후손에 대한 민족적 유대감을 심어주는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중앙아시아지역 일대에 살고 있는 한인의 뿌리를 찾는데 대통령이 앞장섰다는 것도 현지동포들에게 뿌듯한 감동을 주었다. 이를 계기로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들도 중앙아시아지역의 불우한 이웃동포들을 잊지 않고 도와주는 방안까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앞으로 경제적으로도 성과를 기대하게 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천연가스등 부존자원이 풍부하고 항공 교통의 연계지역으로서 입지조건이 좋아 경제발전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가 중앙아시아에 경제진출을 하는데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는 나라다.

 우리의 산업기술과 개발경험, 자금을 가지고 그들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데 적극 도운다면 서로 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방문은 그런 터전을 닦는데 필요한 정지작업과 분위기 조성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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