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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편의,큰 손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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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편의,큰 손실(사설)

입력
1994.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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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때부터인가 여행 또는 휴가가 고생과 동의어가 되어 버렸다. 바가지상혼, 불편한 숙박시설, 빈약한 관광서비스등이 휴가를 망쳐놓는데 한몫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심각한 고속도로체증등 교통난과 비교하면 차라리 애교라하겠다. 고속도로의 땡볕아래 승용차나 승합차안에서 몇시간씩 섰다 움직였다 하기를 거듭하면서 굼벵이 속도로 기어간다. 때로는 몇십분씩 꼼짝하지 않고 차안의 포로가 돼야한다. 고속도로가 글자그대로 주차장이 된다. 교통의 연옥이 아니고 무엇인가. 지난 5, 6양일동안의 황금연휴에도 경부, 중부, 영동고속도로등 전국주요고속도로와 국도상에서 이러한 교통지옥현상이 재연됐다. 평소 2시간 걸리는 서울―대전구간이 7∼8시간, 약 5시간걸리는 서울―강릉구간이 10시간이나 소요됐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휴가지를 찾은 인파는 약1백만명. 모처럼 쌓인 피로를 회복하고 내일의 활동을 위한 에너지를 재충전하겠다고 나섰던 이들의 연휴길은 대부분 피로의 배증과 에너지 탕진으로 끝났다. 우리 나라가 아니면 보기드문 현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교통체증현상이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고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영향이 단순히 휴가를 망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통체증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평일에도 심각하다. 화물과 인력을 수송하는 운송비용 즉 물류비용을 점점 많이 들게한다. 우리산업들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교통연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물류경쟁력 현황에 의하면 교통체증에 따른 추가소요비용(손실)이 4조8천억원(92년)으로 추산되고있다. 땅값, 금리, 인건비등 주요요소비용에서 다른 나라보다 유리하지 않은 우리 기업들로서는 엄청난 추가부담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국민 모두가 자신들의 궁극적인 편의나 국민경제의 이익에 대해서 생각해볼 때가 온것 같다. 자동차시대에 들어선 지금 국민들이 저마다 「작은 편리」를 위해서 어디를 가든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나선다면 교통체증은 면할 수 없다. 시내나 고속도로나 다 마찬가지다. 목적지까지 가는 시간이 더 소요되게 된다. 자신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뿐만 아니라 기업의 물류비용 증대등 국민경제가 또한 엄청난 손실을 보게되는 것이다. 「작은 편의」를 얻으려는 이기심이 「큰 손실」을 가져온다.

 국민들은 가능한한 모두가 버스, 전철, 철도등 공공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일대 결단을 내려야할것 같다. 정부, 지방단체들은 물론 공공교통수단이용이 용이하도록 해야하고 교통요금과 운임등이 적정하도록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수는 연평균 26·6% 늘어나는데 비해 도로건설증가는 4·4% 정도에 그쳐 만성적으로 엄청난 도로부족률을 보이고 있다. 구조적으로 수요가 초과하는 상황에서는 수요를 줄이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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