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을 일으키는 균이 발견되었다는데 사실입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종종있다. 원래 위 속에는 강력한 염산이 분비되므로 보통 세균은 자랄 수 없다. 위에선 끓이거나 굽지 않은 날것을 먹어도 소독이 돼 별로 탈이 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위점막에 살고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놀리라고 하는 특수한 세균이 위염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밝혀져 세계 학계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이 균은 꼬리가 있어서 올챙이처럼 움직이며 위점막의 점액층 바로밑 점막세포에 기생하면서 여러가지 독성물질을 생산, 위염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균은 특히 십이지장궤양의 직접적 원인이 되고 위궤양, 만성소화불량과도 관계가 깊다. 일부 성급한 학자는 위암의 원인이기도 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우리나라 성인은 80∼90%가 이 균에 감염되어 있으며 미국등 서양에선 50∼60%의 감염률을 보이고 있다. 십이지장궤양에선 이 균을 제거하는 치료를 하면 병이 완쾌되는 것은 물론이고 거의 재발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균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염되어 걸리는 것은 확실하지만 어떻게 전파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단지 생활환경이 나쁘면 전파가 잘되는 것은 확실하다.
이 균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항생제를 포함하는 3가지 약을 동시에 경구투여하며 2주동안 치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약을 투여하게 되면 나중에 효과는 좋지만 약의 부작용이 심해서 소화불량, 메스꺼움, 식욕부진등이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끝까지 약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 각국의 우수한 제약회사들은 부작용이 없으면서 이 균을 박멸시키는 약을 만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앞으로 예방주사가 개발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는 한 전국민이 일생에 한번은 이 균에 감염될 것같다.<민영일·서울중앙병원 내과 과장>민영일·서울중앙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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