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업이 개방되더라도 우리나라 인쇄업계나 국민의 일상생활이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인쇄업계는 대체로 노동집약적이고 규모도 영세한 편이지만 인쇄기술만은 세계적 수준에서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물과 공기만 빼고 화장품 용기등 거의 모든 재질에 인쇄를 할 수 있는 실크스크린인쇄와 라면봉지등에 잉크를 먹이는 그라비아인쇄는 지난해 3월 개방됐다. 우리나라는 UR협상을 통해 오프셋인쇄업은 96년부터 외국인지분 50% 이내에서 개방키로 하고 경인쇄업은 같은 조건으로 97년부터 개방하며 기타 상업인쇄업은 97년부터 외국인투자를 전면허용키로 했다.
외국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는 오프셋인쇄업인데 우리나라 전체 인쇄물의 30∼40%대에 이를 만큼 널리 쓰이고 있다. 세계적 인쇄업체인 미국의 도넬리사가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 외에는 외국업체들의 진출조짐은 아직 없는 편이다. 또 소형인쇄시설을 이용, 관공서의 작은 인쇄물이나 소책자 및 전단을 만드는 경인쇄업의 경우엔 인쇄소를 곳곳에 두고 체인화해 운영하는 일본업체들이 국내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만 해도 동아출판사등 우리나라 인쇄업계가 외국의 주문을 받아 교과서등 책이나 캘린더 따위를 수출한 것이 8천만달러에 이를 만큼 우리의 인쇄기술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있어 인쇄업개방으로 우리업체들이 당장에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입체영상을 만들어 내는 홀로그램 기법을 응용, 종이등 인쇄물에 입체감을 불어넣은 특수 인쇄기법등에서 외국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국내인쇄업계에 기술혁신 바람을 몰고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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