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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ILO 총회… 대표단 제네바로/정부·재계 「BR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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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ILO 총회… 대표단 제네바로/정부·재계 「BR 긴장」

입력
199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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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준·노동현실 사이 고민/복수노조 금지등 논란 커질듯 7일부터 2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81차 국제노동기구(ILO)총회에 참석하는 우리나라 대표단 23명이 5일 현지로 떠났다.

 이 회의에서는 그동안 선진국들이 물밑에서만 논의해온 블루라운드(BR)문제가 처음으로 공식제기돼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어서 정부와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있다. 무역과 노동조건을 연계시키는 BR협상에 임하는 대표단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팽배하지만 우리나라 정치·경제현실상 수용하기 곤란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ILO는 개막총회에 제출될 한센사무총장의 보고서를 통해 BR에 적극 참여한다는 기본입장을 밝히고, 각국의 노동조건이 새로 만들어질 국제노동기준에 미달할 경우 무역관련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과 서유럽등 선진국의 입장을 반영한 ILO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개발도상국가들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전망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등 동남아국가연합(ASEAN) 5개국은 이미 선진국의 시도에 제동을 걸기위해 결의안 제안도 준비해놓고 있다.

 강봉균노동부차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한국대표단은 이들 양측의견을 절충한「조건부 찬성」입장을 정리해 놓고 있다. 즉 BR의 기본정신은 인정하되 국제노동기준에 ▲개도국의 현실여건 반영 ▲각국에 세부기준별 이행시기 선택권부여 ▲일정 세부기준에 유보조건설정등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할 방침이다.

 대표단의 이같은 입장에는 현재 우리의 노동조건중 주요기준항목인 아동고용 강제근로분야등에는 별문제가 없고 결사의 자유부문도 기본기준을 넘어섰으나▲복수노조▲3자개입▲공무원노조등의 금지가 국제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미묘한 현실인식이 배경에 깔려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총회에 강차관을 대표로 황정현경총부회장 박종근노총위원장등 23명의 대규모 노·사·정대표단을 파견했다. 이는 BR 초기단계부터 효과적으로 대처해 UR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대표단에는 비노총계열로는 처음으로 업종회의산하 전문기술노련의 박태주위원장이 포함돼 주목을 끌고있다. 이에대해 노동부는『업종회의가 지난해 합법노조단체로 인정된만큼 조합원수 비율에 따라 대표단에 포함시켰을뿐』이라고 말하고있다.

 그러나 노동계 일각에서는 최근의 제2노총 결성움직임과 관련, 노동계 전반에 대한 정부의 현실인식이 다소 전향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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