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와 조율이 숙제로/일도 “서둘지 말자” 신중태세/「마지막협상」기대도 각국 차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안 채택을 위한 외교협상이 진통을 겪고있다.
미국은 당초 이번주 초께 한 미 일 3국이 마련한 결의안 초안을 놓고 상임위5개국간의 토의를 거쳐 가능한 빨리 제재안을 통과시킬 생각이었으나 북핵관련 당사국들간의 의견조정이 쉽지않아 난산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북 제재결의안이 유엔안보리에 상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재안 채택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지난주말을 이용해 워싱턴과 뉴욕에서 한 미 일 3국협의와 유엔 5개상임이사국(P5)간의 의견조율을 시도 했으나 제재안 처리과정이 순탄치 못한 현실속에서 나름대로 곤혹스런 입장을 실감하는 눈치이다. 요컨대 대북제재의 시기와 구체적인 방법문제에 있어 미국이 희망하는 대로 관련국들이 적극 호응해 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북제재의 핵심관련국인 일본도 이른바 「미국식 제재구상」을 원안대로 채택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북제재라는 총론에는 어느정도 합의가 도출 되었지만 구체적인 제재방법등 각론에 있어서는 상당한 견해차가 있는 것이다.
지난3,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있은 한·미·일 3국간 사전협의는 제재안 처리과정이 여의치 않음을 단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이날 회의는 제재결의안 초안을 작성하기 위한 모임이었으나 이틀동안의 개별및 확대회의 결과 대체적인 윤곽은 잡았다 하더라도 제재의 구체적 내용에 명시적으로 무엇 무엇을 포함시켜야 한다는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제재시기와 관련, 결의안 통과에 이어 즉시 효력을 발생 시킬 것인지, 아니면 얼마간 유예기간을 두어 북한의 반응을 살필 것인지등에 대해서도 최종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제재결의안 통과에 따른 효력발생이 너무 지연돼선 곤란하다는 인식에는 별차이가 없는 것 같다.
문제는 제재방식인 셈이다. 미국의 갈루치차관보와 한국의 김삼훈핵대사 간에는 특별한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일본 외무부의 야나이 순지 외교정책국장은 적잖은 반론을 제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재안에 대한 일본측의 입장은 소위 「헌법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테두리 안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것이며 초안 상정도 너무 급하게 서둘지는 말자는 것이다.
제재안 처리가 당초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란 전망은 이처럼 제재안의 성안작업자체가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북핵문제의 대화해결을 위한 여지를 여전히 엿보려는 전략적 배경도 간과할 수 없다. 이를테면 북핵사찰의 마지막 출구인 영변내 미신고 시설 2곳에 대한 특별사찰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 현실론에 입각한 미국및 서방세계의 입장이기 때문이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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