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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논의…지시… 여로에도 긴박/「움직이는 청와대」의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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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논의…지시… 여로에도 긴박/「움직이는 청와대」의 대응

입력
199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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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서울과 수시 연락·협의/“예상했던 일”…긴장불구 “여유” 김영삼대통령은 4일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위해 타슈켄트로 가는 특별기안에서 수행기자들과 예정에 없던 간담회를 가졌다. 북한 핵문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에 나와 있는 김대통령으로서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같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양국은 24시간 감시체제를 통해 북한의 움직임을 1백% 파악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미국은 어떠한 경우도 대비할 수 있는 충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핵 상황이 급박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국을 방문중인 김대통령의 주변도 긴박한 분위기를 보여 왔다.

 그러나 대통령 참모들에게서 긴장감은 느껴지지만 초조감이나 일말의 불안감 같은 기색은 없어 보인다. 한국을 떠날 때부터 이미 북한핵 문제는 제재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예상되던 사태진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모스크바 방문만을 마친뒤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취소한채 급거 귀국할 것인가 여부는 검토되지도 않았다는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은 5일 예정대로 실크로드의 교차점으로 유명한 사마르칸트를 방문했고 앞으로의 순방일정도 그대로 진행된다.그대신 이날 김대통령을 수행할 예정이었던 고위 외교안보당국자는 타슈켄트에 남아 본국 상황과 유엔의 움직임을 보고받았고 두차례나 수행기자들과 만나 사태진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이제는 다른 방법이 없고 제재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밝힌뒤 『제재도 상징적 수준이 아니고 북한에 고통을 주는 실질적 제재가 될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한국을 떠난 뒤 계속 서울의 이영덕총리와 박관용비서실장으로부터 북한핵 진전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고 있다. 또 순방현지에서도 한승주외무장관과 정종욱외교안보수석등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해왔다. 그러다가 4일 모스크바를 떠나기 앞서 한장관을 유엔에 급파,안보리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북제재결의안 추진대책등을 관계국 인사들과 협의토록 했다. 그 전날인 3일밤에는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제재문제와 한미 양국의 긴밀한 협의체제 유지등에 관해 35분간 의견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을 수행중인 청와대 관계자들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가 초읽기에 들어갔음을 강조하면서도 결의안 채택시기와 그 내용등에 대해서는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므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딱부러지게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되도록 언급을 피하고 있다.

 다만 한 고위관계자는『처음부터 군사제재같은 강도높은 제재가 이루어지는게 아니고 단계별로 제재강도를 높여 가는 방식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우리정부가 단계적 제재쪽을 택한것은 교체연료봉에 대한 계측 말고도 특별사찰이나 「또다른 사찰방법」을 통해 북한의 과거 핵활동을 알수 있으므로 북한이 투명성을 입증할 기회를 완전히 봉쇄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청와대 참모진들은 이런 기조위에서 대북제재가 곧바로 위기국면이나 급박한 사태를 몰고올 것이라는 전망은 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하지 않을 수 없고 김대통령이 특별기상에서 있을지도 모를 북한의 돌발행동에 대해 한미양국이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 고위관계자는 또 『뭔가 감추고 있는게 분명해 윗주머니를 보자고 했는데 안보여준다고 군사제재식으로 무조건 때릴 수는 없고 제재강도를 높여가며 아래주머니를 보자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5㎿원자로의 교체연료봉에서 핵물질전용여부를 계측하는게 불가능해졌다고 선언했으므로 이제 북한의 핵개발상황을 알아내려면 영변의 2개 미신고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요구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들린다.【타슈켄트=최규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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