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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부서 「조심스런 비판」/20년만의 귀국 솔제니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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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일부서 「조심스런 비판」/20년만의 귀국 솔제니친

입력
1994.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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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늦어 별도움 안돼”/민족주의 세력 이용기도에도 경계목소리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20년만의 귀향이 러시아 인텔리겐차(지식층)는 물론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74년 소련에서 추방된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러시아의 대문호인 솔제니친은 지난달 27일 극동의 군사도시인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 러시아 영구귀국의 첫발을 디뎠다.서방세계는 그를 러시아의 양심이자 자유의 상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의 전통을 잇는 대가로 인식하고 있으나 그를 맞는 러시아인들의 반응은 매우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그리고리 아메린은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에 기고한 글에서 『그가 정신적 우상은 될 수 있지만 현재 러시아에서 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솔제니친의 비판자들은 무엇보다 그의 귀향이 너무 늦었으며 그가 주장하는 공산주의의 파멸이나 위대한 러시아의 건설등은 이미 공허한 구호가 되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솔제니친은 귀향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공산주의는 파멸할 운명을 타고났으며 국민을 압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볼셰비키의 러시아는 붕괴될 수밖에 없었다』며 『러시아는 결코 연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말은 그가 평소 주장해온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로루시와 카자흐공화국의 북부등을 합친 슬라브민족의 단일국가를 창설하자는 주장과 일치한다.

 그의 비판자들은 공산주의 체제에 맞서 투쟁해온 반체제 물리학자 안드레이 사하로프박사가 지난89년 사망했을때가 그가 러시아로 돌아올 수 있었던 최적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말로는 공산주의와 소련의 붕괴를 떠들었으나 실제로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가 역설하고있는 슬라브단일민족국가창설 역시 이미 소련붕괴이후 각 공화국이 독립하는 등 새로운 체제가 출범한 상황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비현실적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고있다.

 옐친대통령의 정적인 루츠코이전부통령등 민족주의 세력들은 그의 현정부에 대한 비판과 러시아민족주의를 고양하는 발언등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 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솔제니친은 급진개혁파인 예고르 가이다르전부총리의 개혁정책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으며 사유화정책을 국민들로부터 자연적으로 물려받은 재산권을 빼앗는 행위라고 개탄했다.

 그는 물질만을 숭상하는 자본주의의 경향이나 천박한 상업주의를 러시아에 해독을 끼치는 부정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는 옐친을 지지하지만 그의 경제정책은 도둑질과 혼란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유혈사태도 옐친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가 현재 정치권의 어느 편에도 가담하지 않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정치권에서 그를 이용하기 위해 유혹(?)할지 모르나 그는 『러시아에 이롭다고 생각되면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다』고 천명했듯이 정치적으로 완전 독립해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가브릴 포포프전모스크바시장은 『만약 그가 정치에 참여한다면 그의 명성은 하루아침에 훼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애국심과 민족에 대한 사랑, 정신적 순수성과 오염되지 않은 도덕심을 「무기」로 「새로운 러시아」를 러시아인들에게 제시하려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그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변했으며 러시아인들이 과거와는 달리 자유를 만끽하고는 있으나 물질적 어려움속에 정신적으로 황폐해 있다는 현실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같다.

 과연 그가 러시아인들의 공허한 마음속에 정신적 양식을 채워줄 수 있을까.

 그는 내주부터 열차를 타고 시베리아를 횡단하며 러시아의 현실을 몸으로 느낄 예정이며 오는 7월께 그가 문학적 명성을 얻게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지난 62년 게재한 바 있는 노버미르(신세계)지에 「러시아문제」에 관한 장문의 글을 기고할 계획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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