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뇌염백신 계속 불안하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뇌염백신 계속 불안하다(사설)

입력
1994.06.05 00:00
0 0

 일본뇌염이라는 병이 이제는 사라진줄 알았더니 엉뚱하게 되살아나 겁을 주고 있다. 엉뚱하다는 표현은 병자체가 창궐해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공포감을 자아내는게 아니라 뇌염 퇴치를 위한 예방백신의 부작용이 바로 사태의 진원이기 때문이다. 이같이 본말이 전도된 어처구니없는 뇌염백신공포야말로 크게는 분명한 인재요 작게는 예방의약행정의 문제를 노출시킨 것이어서 하루 빨리 고쳐야할 과제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부작용 어린이 2∼3명의 사망과 함께 야기된 예방접종기피사태다. 올여름의 일본뇌염주의보는 이미 내려졌는데 전국 8백70여만명의 접종 대상 아동중 3백여만명이 현재 미접종상태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당장의 백신 부작용 피해도 문제려니와 접종기피 사태 확산으로 인한 느닷없는 뇌염창궐가능성이 무척 걱정스럽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신부작용이란 제조와 보관·유통·접종 및 피접종자의 특이체질등으로 그 원인이 추정된다. 그런데 제조과정 및 제품자체는 국립보건원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어서, 결국은 나머지 유통·접종과정 및 특이체질등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데 그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님은 분명하다. 당국에서 하나하나의 유통과정이나 특이체질을 확인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건 및 예방행정을 책임진 보사부는 제품자체의 하자없음만을 이유로 뇌염창궐이 겁나 성급히 예방접종을 받을것을 권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문제는 보사부의 이같은 조치가 불신을 잠재우기보다는 오히려 조장하는 일면이 있다는 사실이다. 유통·보관·접종과정등에서의 보관불량·낮은 접종요금으로 인한 접종규정 불이행등 다른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조사결과와 국가적 책임을 분명히 하지도 않은채 예방접종을 무조건 계속하라는데 대해 접종대상자들은 물론이고 의학단체나 병원측에서 마저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국민을 대상으로한 예방접종실시란 보건행정의 근간중 하나이기에 철저한 국가적 책임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백신제품 자체의 신뢰성뿐 아니라 접종과정의 안전성 및 부작용 배제를 국가에서 철저히 검증하고 보증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한 배상책임마저 분명히 할 정도의 철두철미함이 있어야 국민들도 비로소 마음놓고 예방보건행정을 믿고 따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온 사방에서 기피사태가 만연하고 있는데 접종을 계속하라는 소리만 하는 보사부의 엷은 책임의식이 무척 걱정스럽다. 백신을 맞으면 병을 막을 수 있어야 하는데, 되레 병을 얻고 생명마저 잃을 수 있다는 공포야 말로 국가의 보건행정을 뿌리째 뒤흔드는 무서운 공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당국은 국민이 납득할 철저한 조사와 책임행정구현으로 백신공포를 하루 빨리 잠재워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