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북 무기공급 중단 이틀간 설득”/김 대통령 기상회견 일문일답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북 무기공급 중단 이틀간 설득”/김 대통령 기상회견 일문일답

입력
1994.06.05 00:00
0 0

◎옐친,2차회담에서 “수용” 밝혀/벌목공 여권 개인소지확인 약속 김영삼대통령은 4일 상오(현지시간) 타슈켄트행 특별기내에서 수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1일 모스크바에서 가졌던 옐친 러시아대통령과의 다차 정상회담을 비롯한 러시아 방문 비화를 소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북한핵문제의 급박한 상황전개에 따른 국민들의 불안감을 의식,『북한의 군사동향에 대한 한미공동감시체제가 24시간 완벽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물론 전쟁은 막아야겠지만 북한을 응징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충분히 돼있는 만큼 국민들은 안심해도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다차 정상회담의 뒷 얘기가 있다면.

 『러시아외무성에서 다차회담은 특별히 우정을 갖고 하는 것이니 절대무거운 얘기를 꺼내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여러차례 했었다. 그러나 나는 「도대체 무슨 얘기냐, 정상회담인 만큼 무슨 얘기든 할 수 있으니 그 문제는 나한테 맡겨달라」고 말했다. 옐친대통령은 가정이나 취미등 가벼운 얘기를 기대했던 것 같았는데 내가 부드러운 얘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주요 현안들을 끄집어내자 당황했던 것 같아보였다. 그러나 분위기는 대단히 부드러웠다』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무기 부품공급 및 판매중단결정이 나오게 된 배경은.

 『옐친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북한의 방어용 무기에 대해서만이라도 부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어떻게 공격용과 방어용을 구별할 수 있느냐, 돈도 좋지만 절대 안된다」고 주장했다. 나는 「러시아가 첨단군사기술 및 무기를 북한에 제공하지 않으면 북한의 무기가 1백개가 된다 해도 소용이 없으니 부품이나 기술을 절대 제공해서는 안된다」고 설득했다. 핵무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절대 나는 양보할 수 없다고 버텼으나 그날 저녁에는 결론을 못지었다. 다음날 단독 정상회담에서도 마지막까지 합의를 보지 못하다가 회담이 끝날 무렵 옐친대통령이 탁자를 두손으로 치고 벌떡 일어나면서 「내가 김대통령에게 양보하리다」고 한 뒤 회담을 끝냈다』

 ―클린턴 미대통령과 3일 가진 전화통화의 구체적 내용은.

 『35분간 통화에서 하고싶은 얘기를 서로 다했다. 발표는 딱 두가지 사항만하라고 했으나 국민들은 걱정할 것이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어떤 경우든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무력준비를 완벽하게 이미 끝냈다. 북한동향에 대한 24시간 감시체제가 작동하고 있다. 물론 전쟁은 막아야 하겠지만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모든 준비가 충분히 돼있으므로 안심해도 될 것이다. 게리 럭 한미연합사령관은 아주 치밀한 사람이다. 걸프전에도 참가하는등 현대전에 대한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그런 인물을 한국에 배치한 것도 의미가 대단히 크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잘 됐고 모든 것이 정리됐다』

 ―러시아가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조치에 참여하는 것이 확실한가.

 『물론이다. 옐친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분명히 참여하겠다고 하지 않았는가.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굉장히 큰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상 중국은 북한에 대해 기름 외에 주는 것이 없다. 러시아는 북한에 무기를 직접 주는 나라로서 북한과 간단한 관계가 아니지 않은가』

 ―북한 벌목노동자 처리문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벌목노동자들은 북한에서 나온 안전요원이 모든 여권을 모아 갖고 있어 마치 러시아 안에서 무국적자처럼 지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옐친대통령에게 우리 대사관에 찾아오는 벌목노동자들은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부터 벌목노동자를 받아들일 때부터 개개인이 일일이 여권을 갖고 있는지 러시아가 확인 감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옐친대통령은 앞으로 러시아가 벌목노동자를 받아들일 때 개인적으로 여권을 소지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분명히 약속했다』

 ―한러 경제협력 강화방안에 대한 논의내용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러시아가 한국의 엄청난 가스소비량을 공급하기 위해 가스관을 북한을 통해 설치할 자신이 있다고 했다. 타당성조사에 2천만달러가 소요되는데 양국이 서로 반씩 나누자고 했다. 러시아는 한국에 장기적으로 가스를 공급할 계획을 갖고 있다』【타슈켄트행특별기=최규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