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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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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대표적 오락은 뭐라해도 빠찡꼬다. 자그마치 일본국민의 28%인 3천4백만명이 이를 정기적으로 즐기고 있다. 도이 다카코(토정)중의원의장까지도 이를 가까이 해 빠찡꼬협회의 표창을 받은 일도 있다. ◆일본 여가개발센터의 조사에 의하면 일본 전국의 빠찡꼬장은 1만8천개 정도다. 이들의 매상은 92년도에 17조엔(1천5백70억달러)으로 일본의 대표적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와 닛산의 매상고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빠찡꼬장의 경영은 베일에 싸여있는 부분이 많다. 일본 국세청은 이들의 43%가 탈세를 하고 있다고 밝힌다. 60∼70년대엔 한국에서 원조를 요청하면 일본정부는 빠찡꼬장만 세무사찰하더라도 그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였다. 빠찡꼬장의 4분의3을 조총련계 한국인이 경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그럴듯하게 들린다. ◆빠찡꼬장의 이익금은 상당부분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가 김일성독재체제를 유지하는데 큰 몫을 해왔다. 현재 조총련계 한국인들이 북한으로 보내는 돈은 연 5억∼6억달러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빠찡꼬업자들의 돈이다. 이들이 음성적으로 빼돌리는 돈도 이에 못지 않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이 이에 동참, 북한으로의 송금을 정지시킬 경우 관심은 자연히 빠찡꼬쪽으로 쏠린다. 은행등을 통한 송금은 막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빠찡꼬 구슬이 요리조리 구르듯 법망을 빠져나가는 빠찡꼬 업자들의 음성적인 송금은 봉쇄하기 어렵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일본의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는 빠찡꼬와의 싸움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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