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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산물 북한산 둔갑/비관세 혜택 노려 위장수입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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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산물 북한산 둔갑/비관세 혜택 노려 위장수입 늘어

입력
1994.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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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반입뒤 원산지증명 등 발급/제3국서 이뤄져 수사에 한계 북한이 「중국산 농수산물의 세탁소」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상품을 수입할 경우 비관세혜택이 주어지는 남북교류관계법을 악용, 중국산 농수산물을 북한제품으로 위장해 수입하는 「농산물세탁」 사례가 최근들어 잇따르고 있어 세관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농수산물세탁」은 지난 90년 8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북한산 제품에 관세가 붙지 않는 혜택조항을 악용해 국내외 수입업자들이 중국제품을 북한산으로 위장, 반입하는 것을 가리킨다. 마치 검은 돈이 세금추징을 피하거나 합법적인 유통을 위해 거쳐 가는 돈세탁(MONEY LAUNDERING) 과정과 흡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세관당국이 추정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탁과정은 ▲중국농산물을 일단 북한으로 반입한 뒤 북한당국과 짜고 원산지증명·검역증명서등 북한산이라는 증빙서류를 발급받는 방법 ▲국내수입업자가 일본·홍콩등 제3국의 수입업자와 짜고 중국산제품을 북한산으로 속여 들여오는 방법등이다.

 세관당국은 그간 수 차례의 적발을 토대로 세탁경로의 대체적인 윤곽은 파악하고 있지만 무역·통관에 대한 현지실정을 파악키 어려운 중국·북한등에서 세탁이 이루어지는 점 때문에 적발하고서도 공소유지를 위한 물증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세관은 남북교류협력법 제정후인 지난 91년부터 지난 2월까지 모두 4건을 적발했으나 이중 2건만 구속하는데 그치고 있고 구속된 경우에도 수입업자측이 변호사를 동원, 항소에 나서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인천세관은 인천항을 통해 수입된 북한산 로열젤리 10여톤이 북한산을 위장한 중국산이라는 국내 양봉업계의 진정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으나 「평양 조선대성 제8무역」에서 확인한 원산지증명이 갖춰져 있는등 통관서류상으로는 하자가 없어 위장 여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다.

 로열젤리가 북한산일 경우 비관세적용을 받지만 중국산일 경우 8%의 관세를 물어야 하며 시중유통가격은 북한산이 ㎏당 40만원, 중국산은 ㎏당 15만원이다.

 인천세관은 또 지난 1월 S기업이 인천항을 통해 들여온 북한산 호두 5백54톤은 중국산 호두가 북한 남포항까지 기차편으로 운송, 선적해 국내반입 후 북한산으로 둔갑한 것임을 밝혀냈다. 세관의 관계자는 『화물에 중국에서 기차편으로 수송된 물자임을 입증하는 철도수하물표 일부가 붙어있는 것을 발견, 가짜 북한산임을 적발할 수 있었다』며 『이는 아주 운이 좋았던 경우』라고 밝혔다.

 세관은 중국산제품의 세탁이 이루어지는 이유로 ▲중국제품의 품질이 우선 북한산에 비해 떨어지고 ▲북한산일 경우 관세혜택 뿐 아니라 가격을 2배 이상 받을 수 있다는 점등을 들고 있다.

 또 정확한 사정을 알기는 어렵지만 중국산제품을 수입하는 국내외업자들과 북한측간에 모종의 묵계가 오갔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인천=서의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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