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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내막」이 말하는 것(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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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내막」이 말하는 것(사설)

입력
1994.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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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5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1950년6월25일 새벽4시 김일성이 남한을 적화하기 위해 무력으로 기습침략해 일어난 비극적 전쟁이다. 한마디로 같은 핏줄에게 총을 겨눈 천인공노할 범죄행위였다. 그같은 동족상잔으로 3백여만명이 살상되고 전국토가 황폐화되는 끔찍한 참화를 겪어야만 했다. 이럼에도 북한은 기습과 함께 남한의 도발을 격퇴하고 있다는등 지금까지 줄곧 북침이라고 거짓 선전을 해왔다. 그야말로 도적이 몽둥이를 든 적반하장격이었다. 처음 「북침」운운 했을때 국민들은 분노속에 일거에 묵살했다. 침략을 직접 몸으로 겪은 피해자이자 증인들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북의 허위주장에 일부 해외학자들은 소위 수정주의논을 내세워 북침설을 인정, 동조했는가하면 70연대이후엔 국내서도 민주화투쟁에 곁들여 상당수의 재야및 운동권인사들이 이에 호응하여 적지않은 혼선과 부작용을 빚었던 것이다.

 SBS TV가 입수, 방영한 러시아 국영TV제작 다큐멘터리 「한국전 내막」은 6·25는 북침전쟁이 아니라 김일성이 처음 구상, 적극 주장하고 스탈린의 동의로 구소와 당시 중국의 지원하에 자행한 명백한 남침전쟁임을 보여주었다.

 군사연구가이자 옐친대통령의 전군사고문인 드미트리 볼코고노프예비역장군의 해설을 곁들인 내막1·2부는 그동안 어느정도 알려졌던 모의·개전·지원관계 사실들을 문서로 확인해 주고 있어 매우 귀중한 기록이라 할 수 있다. 49년3월5일 김일성을 맞은 스탈린이 북한의 군비증강에 관심을 표명한 것, 50년1월19일 김이 스티코프소련대사에게 「남조선해방」을 강조한 것, 스탈린이 얼마뒤 김을 불러 남침요청과 지원을 승인하고 이를 모택동에게 통고한 것, 미군이 인천에 상륙하자 중공군참전을 결정한 것, 50년11월 소련조종사들을 중공군 복장으로 참전시켜 미군기와 2천여회의 공중전을 벌인끝에 양측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 그리고 원자탄사용소문이 돌자 휴전을 종용한 사실등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김의 북침주장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양파껍질 벗기듯 상당부분을 하나하나 벗겨 준것이다. 김―스탈린―모 간에 교환된 비밀암호 전문으로 밝혀진 남침사실에 김이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하다.

 기록필름을 보면서 오늘의 한반도 현실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없다. 남침을 자행한지 44년이 지난 오늘도 김일성은 적화통일이라는 시대착오적인 망상을 갖고 핵을 내세워 온갖 공갈협박을 하고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핵사찰을 포기한데 이어 유엔안보리는 오늘 새벽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으로부터 받은 북핵사찰 불가보고를 토대로 제재방안논의에 착수하고 미국역시 제재방침을 결정한데 맞서 북한은 「제재할때는 참혹한 결과를 각오해야 한다」고 위협하여 한반도의 긴장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핵개발강행으로 제2의 6·25의 획책도 불사하려는 북한을 직시하며 경계를 늦춰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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