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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4강의 경제적 의미/박무 경제부장(데스크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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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4강의 경제적 의미/박무 경제부장(데스크 진단)

입력
1994.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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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주변의 국가들을 살펴보자면 무서운 기세로 경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과 세계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인 일본, 엄청난 자원과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러시아등으로서…』 ○우리의 좋은요건

 지난달 창간된 전문학술지 「러시아연구」의 창간사에서 장덕진대륙연구소 회장이 왜 우리가 러시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하는가를 설명하면서 꺼낸 말이다. 우리 경제를 낙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설득력을 갖는 얘기는 「주변4강이론」이다. 우리의 등뒤에는 세계 최대 최강의 경제대국인 미국이 있고, 우리의 한쪽옆에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일본이 있고, 또 다른 한쪽 옆에는 이미 세계 제3위의 시장규모로 커버린 중국이 있고, 그리고 우리 앞에는 그야말로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경제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고 있는 나라가 없다는 것이다. 

 앞뒤 양옆 사방에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이 하나같이 모두 세계 최강 최대의 나라들이니 그 사이에서 우리가 조금만 노력을 하면 4천만이나 7천만이 먹고사는 것은 문제가 없고 나라를 세계 일류수준으로 부강하게 만드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전통적 우방인 미국 하나만 새롭게 관계 정립을 잘해서 보다 돈독하고 밀접한 경제협력을 해나간다면 우리정도 경제규모로서는 금방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거라는 얘기다.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는 일본만해도 조금만 더 가까운 이웃으로 만든다면 그 시장규모로 보아서 우리 경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미관계나 한일관계나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충분하게 그 가능성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정보도 없고 연구도 부족하고 체계적인 진출전략이나 정부 차원의 장기적인 비전도 마련돼 있지 못하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이 없다. 고작해야 차관으로 준 돈을 제대로 받아낼거냐 어떻게 할거냐 하는 정도의 논의가 활발할 뿐인 것같다. 지난 90년9월 수교를 해서 정식 외교관계가 수립된지 4년이 다돼가지만 민간부문에서 러시아연구라는 전문잡지 하나가 겨우 나온 정도다. 

○가능성 활용못해

 중국이건 러시아건 그것을 새로운 가능성의 돌출구로 인식하고 그에 상응한 연구노력을 해서 국가경제의 발전전략에 연결시켜 보려는 노력이 없는 것같다. 말만 「국제화」고 실질이 없는 것이다.

 러시아는 자원대국이고 거대한 소비시장을 갖고 있으며 이 지구상에서 미국 일본 유럽등과 비견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대국이다. 러시아는 지금 현찰이 궁해서 기술을 팔고 싶어하지만 팔데가 마땅치않은 실정이다. 우리로 말하면 선진경제로 가는 길목을 꽉 틀어막고 있는 핵심 장애물이 바로 기술인 실정이다. 높아진 기술장벽 때문에 돈을 주고도 기술을 사올 수가 없다. 러시아는 기술을 팔데가 없어 고민이고 우리는 기술을 사올데가 없어 걱정이니 서로가 기술협력의 가장 좋은 상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러시아의 항공기술 하나만 제대로 들여와도 우리의 생산기술과 결합시켜 최고수준의 항공산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기술하나만해도 득이 엄청날 수 있다.

○쇄국적시각 문제

 러시아를 비롯한 주변 4강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가능성과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문제는 우리자신의 옹졸한 소국적시각이다. 눈을 밖으로 돌려 크게 보지 못하고 우물안 개구리처럼 만날 안에서 내부문제로 토닥거리며 세월을 다보내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좀더 치밀하게 연구해서 체계적인 전략을 세우고 미국 일본도 전통적 우호관계를 경제적으로 좀더 밀도있게 발전시켜서 주변 4강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의 한러정상회담이 진정한 의미의 탈소국, 국제화의 출발점이 되고 주변 4강의 경제적 활용에 대한 국민적 각성을 깨우쳐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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