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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가원수론 처음 상원연설/김 대통령 러방문 이틀째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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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국가원수론 처음 상원연설/김 대통령 러방문 이틀째 이모저모

입력
1994.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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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루한인」명예회복법안에 사의/4개협정 서명후 두정상 샴페인축하/의회오찬,불화양원지되부 공동영접 정중예의표시▷환영오찬◁ 김영삼대통령 내외는 2일 하오 6시30분(이하 현지시간) 크렘린궁에 도착, 양국 의전장의 안내로 윈터가든으로 걸어가 기다리고 있던 옐친대통령 내외의 영접을 받은뒤 만찬장인 블라디미르 홀로 들어섰다.

 옐친대통령의 만찬사에 이어 김대통령은 답사를 통해『옐친대통령과 저는 만난지는 오래 되지 않았지만 서로간에 깊은 우의와 신뢰를 가지고 있다』면서 『저는 우리 두사람간의 우정과 신뢰가 앞으로 양국관계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옐친대통령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어『특히 옐친대통령께서는 오늘 저에게 한국전쟁 관련문서를 넘겨주셨는데 이 문서는 6·25전쟁과 관련된 진실을 규명하는데 결정적 자료가 될 것』이라며『그것은 또한 어두웠던 냉전시대의 양국관계를 마감하고 두 나라간의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지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대통령은 또『저는 이자리를 빌려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하기위한 국제적 공조체제에 적극참여하면서 한국정부의 입장을 지지해온 러시아정부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시했다. 이날 만찬에는 김대통령의 공식수행원과 때맞춰 모스크바로 온 김우중대우그룹 회장, 조석래효성그룹회장, 구평회무역협회회장등 경제인 6명도 참석했다.

○외교수석 회담배석

▷정상회담◁ 이에앞서 김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의 단독정상회담은 상오9시45분부터 크렘린궁 녹실에서 1시간동안 진행됐다. 이날 회담은 전날밤의 다차회담과는 달리 우리측에서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이, 러시아측에서는 투리코프 대통령외교보좌관이 배석했다.

 단독회담을 마친 김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은 에카테리나홀로 자리를 옮겨 양국 공식수행원들을 배석시킨가운데 경협문제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대통령은 수행원들을 번갈아 소개하고 수행원들도 서로 악수를 나누었으며 양국 대통령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확대회담에는 우리측에서 한승주외무 김철수상공 김시중과기처장관과 김석규주러시아대사 정재문국회외무통일위원장 정종욱외교안보수석등이, 러시아측에서는 일류신대통령수석보좌관 코지레프외무장관 쇼힌부총리 그라체프국방장관 바투린대통령안보보좌관등이 각각 참석했다. 양국 대통령은 확대회담을 마친후 윈터가든으로 이동해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환담했다.

○건배들며 함께 축하

▷협정서명식◁ 두 정상은 확대회담이 끝난뒤 다시 블라디미르홀로 자리를 옮겨 한·러 공동선언과 협정서명식에 참석했고 옐친대통령은 이에 앞서 김대통령에게 6·25관련 고문서 사본이 든 검은색 서류상자를 전달.

 옐친대통령은 이 문서를 전달하면서 『지난 92년 방한했을 때 약속한 문서를 오늘 전달한다』면서 『이 문서들은 러시아 문화공보부의 연구진들이 많은 문서 가운데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

 두 정상은 이어 한·러 공동선언에 차례로 서명한 뒤 문안을 교환하며 다시 한번 굳은 악수를 나눴고 곧이어 계속된 양국 외무장관의 협정체결에도 임석한뒤 샴페인으로 건배를 들며 공동선언서명을 축하. 

○연설내용 동시통역

▷상원연설◁ 김대통령은 이어 이날 하오 4시께 외국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새로운 한·러 1백년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러시아연방상원에서 연설했다. 김대통령은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숙소인 영빈관에서 5분거리인 연방의회에 도착, 현재 미국여행중인 블라디미르 슈메이코 상원의장을 대신한 압둘라티포프 의장대리의 영접을 받고 귀빈응접실에서 잠시 환담을 나누었다.

 김대통령은 이어 본회의장으로 이동, 상원의장대리의 김대통령소개에 이어 15분간에 걸쳐 연설했다. 김대통령의 연설은 동시통역되었으며 연설장에는 한국측에서 공식수행원외에 홍인길총무수석등이 참석했다.

○손여사에 꽃다발

▷공식환영식◁ 김대통령내외는 이에 앞서 이날 상오9시30분께 크렘린궁 게오르기예프스키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김대통령은 숙소인 영빈관을 출발, 크렘린궁에 도착해 쉐브첸코의전장의 안내로 의장대의 팡파르속에 게오르기예프스키홀에 입장했다. 옐친대통령 내외는 홀 중앙에서 김대통령 내외를 따뜻이 영접했으며 옐친대통령부인 라이나여사는 손여사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양국 대통령 내외는 이어 양국국가 연주를 들은뒤 우리측 신두병의전장과 러시아측 쉐브첸코의전장의 안내를 받으며 양국 공식수행원들을 소개했다. 10여분간 진행된 공식환영식을 마친뒤 양국 정상 내외는 블라디미르홀 입구에서 작별인사를 나눈뒤 정상회담를 위해 회담장옆 대기실에서 잠시 휴식했다.

○“북사찰수용땐 지원”

▷의회오찬◁ 김대통령은 하오 1시30분 러시아 상·하원 의장단이 프레지던트호텔 무라모르느이홀에서 공동주최한 오찬에 참석했다. 러시아 상원과 하원은 사이가 좋지않아 양원 지도자가 자리를 함께 하는 것은 이례적인데 리프킨하원의장과 압둘라티포프상원의장대리는 나란히 호텔현관에 나와 김대통령에게 정중한 예의를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리프킨하원의장의 오찬사에 이어 15분여에 걸쳐「우정과 협력의 세기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오찬답사를 낭독했다. 김대통령은『새 헌법하에, 새 러시아를 창조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의회지도자 여러분과 러시아국민에게 깊은 경의를 표한다』며『지난 몇년간 한국에 보여준 우호와 협력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김대통령은『특히 구러시아의회가 스탈린시대에 강제이주된 러시아거주 한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법안을 채택해 준데에 각별한 사의를 표한다』며『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면 북한에 대해 경제적 지원등 적극 협력하는 정책을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어린이전용극장 시찰

▷손여사동정◁ 김대통령이 상·하원의장단 오찬에 참석하는동안 손여사는 모스크바시내 오브랏초프 어린이 전용극장을 시찰했다. 손여사는 하오 1시30분 극장에 도착, 자이덴베르크 극장장의 영접을 받고 1층 인형박물관을 먼저 관람한뒤 무대뒤 연기장면을 시찰하고 연기자들을 접견했다.【모스크바=최규식·이장훈특파원】

◎김 대통령 상원연설문 <요지>

 현재 한국과 러시아는 거대한 변화와 개혁의 물결속에 싸여 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는 새로운 시대의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보다 안정되고 풍요로운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와 새로운 경제건설을 위한 개혁에 동참하고 있는 러시아 국민들의 인내심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개혁을 위해 흘리는 땀과 눈물이 기쁨과 희망의 열매로 결실 맺을 것을 확신합니다.

 한·소 국교정상화 전까지 양국은 KAL기사건등, 불신과 적대의 시대를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양국간에는 상호이해와 협력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전달받은 공산당 중앙위 문서는 암울했던 지난날을 청산하고 있습니다.

 1993년4월, 러시아의회는 재러시아 한인들의 「명예회복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다시 한번 러시아 국민들과 의회와 정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러시아에 살고있는 한인들의 위상 변화는 바로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입증해 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또다른 과제는 북한의 핵무기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혹을 조속히 해소시키는 일입니다. 핵문제만 해결된다면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북한의 재건과 개혁을 위해 경제적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러시아 의회지도자들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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