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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화론 난망”… 「힘의 논리」선회/워싱턴 「북핵강경대응」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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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화론 난망”… 「힘의 논리」선회/워싱턴 「북핵강경대응」배경

입력
1994.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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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요지부동 “인내한계 넘었다”/“외교무능”에 불편한심기 작용 미국정부가 결국 북한에 대한 「인내외교」의 한계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거듭된 핵시설 개방요구가 수포로 돌아가는 현실을 직시,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한 유엔제재라는 최후 처방전을 가시화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화와 외교만이 북핵문제의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라 여겨온 미정부의 기본인식이 대화계속의 명분상실을 절감하는 상황을 맞아 결국 「힘의 논리」를 적용하는 쪽으로 자세변화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미정부의 강경입장 선회는 북한 영변의 5㎿원자로에 대한 「핵연료봉사찰」이 여의치 못하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IAEA는 지난달31일(현지시간)북한에 대해 연료봉 인출작업을  즉각 중단하거나 사찰단의 검증활동 요구를 수락 할 것을 최종적으로 요구했으나 북한이 이를 끝내 거부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IAEA와 미정부내 매파인 국방부는 물론 온건론을 견지해온 국무부까지 「제재논리」로 무장하기 시작한것 같다.

 디 디 마이어스백악관대변인은 이날 『핵안전의 연속성이 결국 무너지는지 여부와 관련해 매우 심각하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클린턴대통령과 김영삼대통령간의 대화는 북한에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댈라스키국방부대변인도 『북한이 지난 이틀동안 보여준 태도를 미정부는 매우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북강경 기조로 선회한 구체적 증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지난주말 전기침중국외무장관에게 편지를 보내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거듭 주문했는가 하면 알브라이트유엔대사도 유엔주재 중국대사에게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며 이른바 제재논리의 당위성을 강조했던것으로 전해졌다. 또 코지레프러시아외무장관은 지난달 30일 크리스토퍼국무장관에게 전화를 먼저 걸어와 북핵대응에 따른 미국의 확실한 입장을 타진하면서 공동보조를 약속했다는 소식이다.

 백악관에서는 31일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북핵대책회의가 속개됐다. 미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은 『대북제재로 갈수밖에 없다는 데 행정부내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였다.

 미국은 당초 북한이 연료봉 인출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하더라도 사후계측이 보장돼 과거의 핵물질전용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만 확보할수 있다면 3단계회담을 우선 열어 포괄적으로 핵문제를 다룰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이러한 미국측의 입장도 따지고 보면 고육지계적 측면을 배제할수 없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북한은 미국의 자존심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채 촌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한셈이다.

 즉 미국은 실제로 약이 올라도 한참 오른 형국이 돼 버린 것이다. 아이티와 보스니아사태와 관련, 외교무능력이란 비판이 클린턴대통령에게 쏟아지던 터에 더이상 북한문제에까지 끌려 다닐순 없다는 백악관의 불편한 심기도 십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팔을 걷어붙이며 숨을 몰아쉰다해도 대화에 의한 해법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제재로 가는 상황을 원치 않고 있으며 가능한한 북한이 벼랑끝 선택을 해주길 무척 바라고 있다. 설사 제재로 가더라도 최종적인 IAEA보고서가 이사회에 접수되는 6일까지는 더이상의 비관적 언급을 유보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금주말까지가 북핵 해결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며 이 기간에 미국과 중국, 미국과 북한간의 보이지 않는 외교흥정이 활발히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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