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마다 지사확대개편·합작사 설립 “분주”/소비재수출 급신장… 기술협력도 전망밝아 「최후의 거대시장을 잡아라」
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 및 우즈베키스탄 방문을 계기로 우리 기업들의 독립국가연합(CIS)지역에 대한 진출이 본격화될것으로 전망된다. 수교이후 시작된 한러 경협은 러시아의 정정불안과 장기적인 경기침체 및 경협차관 원리금상환문제등 양국간의 미타결 현안등으로 기대에 못미쳤지만 이번 김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대기업들이 러시아 극동지역과 중앙아시아에 대한 교역 및 투자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러시아가 중국에 이은 「최후의 거대시장」인데다 상품교역 직접투자 자원개발등 미래의「복합시장」으로서 성장가능성이 무진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소비재시장으로서의 CIS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해 양국 교역규모는 우리나라 총교역액의 1%에도 못미치지만 가전 승용차 의류등 우리나라 주종수출품들이 빠른 속도로 러시아시장에 파고들어 올해 대러 수출이 처음으로 10억달러선을 돌파, 러시아가 머지않아 우리의 주력수출시장중 하나로 부상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분야에서도 지금까지의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지난해부터 급증세를 보이기 시작, CIS가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가능성의 대륙」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우그룹은 최근 (주)대우의 러시아지역 담당부서인 지역2본부를 러시아지역본부와 중앙아시아지역본부로 확대개편, 지역별 특성에 맞는 교역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주)대우는 올해안에 우크라이나의 오데사와 사할린지역, 백러시아공화국의 민스크등에 4개의 지사를 추가 설립, CIS지역 지사를 모두 10개로 확충할 계획이며 타타르공화국에 연산 20만대규모의 자동차공장과 카자흐공화국에 연산 5천대규모의 버스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전자와 물산을 중심으로 91년부터 CIS지역 진출을 시작했던 삼성그룹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카자흐공화국에 수출했던 9천만달러규모의 플랜트공장을 합작공장형태로 전환하는 문제를 협의중이며 최근 이를 위한 의향서를 현지측과 교환했다. 또 지난 연말 모스크바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센터」도 컴퓨터장비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갔고 역시 비슷한 시기에 개설된 블라디보스토크의 삼성전자지점은 극동지역진출을 위해 시장분석에 돌입했다.
럭키금성그룹도 최근 상사를 통해 야쿠츠크공화국내에 「에렐사」라는 합작법인을 설립, 금성사의 가전을 수출하고 이 공화국내의 석탄자원을 국내로 반입하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헬기등 첨단산업제품들을 수입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3월부터 합작투자형태로 시작된 블라디보스토크의 비즈니스센터 건립이 마무리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면서 현재 개발중인 스베틀라야 삼림개발에 이어 연해주 지역에서 대규모 석탄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초 자료를 수집중이다.
한러경협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기술협력분야다. 러시아는 항공 우주 군사 및 기초과학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일뿐 아니라 기술보호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등 서방선진국들과는 달리 외화획득을 위해 기술의 대외판매에 매우 적극적이다. 한러수교이후 러시아 연구소와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기술이전을 제의한 건수는 현재 화학 의약 전자분야를 중심으로 총3천3백여건에 이르고 있고 오는 12월 서울에서 8백여건의 전자 항공분야 기술에 대한 대규모 기술이전상담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기술협력을 통한 한러경협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윤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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