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핵폐기장 4년 공방/김호섭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핵폐기장 4년 공방/김호섭 전국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6.01 00:00
0 0

 올해안에 후보지를 결정하겠다는 과기처의 핵폐기물처리장설치계획이 원점에서 맴돌고있다. 경남 양산에 이어 후보지로 거론된 경북 울진에서는 또다시 주민들의 격렬한 시위와 공권력과의 충돌이 계속되고있다. 지역발전기금을 가가호호 배분하겠다는 「감언」으로 주민들을 어설프게 설득했던 과기처는 31일 또다시 「면피용」카드를 제시했다. 『어느곳이든 후보지로 확정된 바 없다』 『지역 주민이 반대하면 강행하지 않겠다』

  서울대 인구및 발전문제연구소에 용역을 의뢰, 충남 안면도와 강원 고성·양양, 경북 영일군 청하, 전남 장흥, 경북울진등 6개 후보지를 발표한지 4년째. 그간 어느지역 할것없이 주민 반발―과기처후퇴의 악순환만 계속돼왔다.

 원전집중지역으로 피해의식에 젖어있던 울진주민들의 반대시위는 어느곳보다 극렬했고 과기처의 「감언」이 그 기름역할을 했다.

 주민들은 『과기처가 찬성의견을 유도하기위해 주민들을 개별접촉하고 현금으로 유혹해 인심좋던 이웃사촌을 앙숙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핵폐기장의 안전성에대한 정당한 홍보와 일관성있는 정책추진대신 편법대응으로 주민분열과 정부불신만  조장, 후보지선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있다는 지적이다. 과기처는 그동안 반대주민들의 완강한 반발에 부딪쳐 주민공청회나 설명회한번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모처럼 울진군 기성면 주민 56.5%가 찬성했다고 언론에 흘렸다 그만 불씨만 더 키웠다.

 주민들은 『울진에는 원전 1,2호기가 가동중이고 3,4호기가 건설중이며 6,7호기가 들어설 예정인데 핵폐기물처리장까지 들어서면 더이상 후손에 물려줄「고향」이 없어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90년 안면도, 91년 영일군, 올해 양산에 이어 울진. 「위험하다」고 인식된 「천덕꾸러기」핵폐기장을 유치하겠다고 나설 곳은 아직은 아무데도 없다. 4년째 쳇바퀴도는듯한 핵폐기물처리장공방으로 안타깝게도 지역반목과 주민구속등의 공허한 희생만 치르고 있는 양상이다.

 이제 과기처나 원자력연구소만으로는 안된다. 범정부차원의 대처방안이 나와야 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높아가고 있다. 울진사태는 현장대응식의 응급처방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의 모색이 시급하다는 경종의 소리를 보내고 있다.【울진에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