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방한때와 상응한 접대”/의회오찬 이례… 극우·공산당수도 초청/러지,「일본해」를 「동해」로 “우호 제스처” ○…김영삼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스크바는 차분한 분위기속에서도 국빈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는 표정. 김대통령의 전용기가 도착하는 모스크바 세레메치예보1공항에서 있을 환영식에는 쇼스코비츠 제1부총리가 나가 정중하면서도 격식있게 김대통령을 맞을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의 한 관계자가 전언.
이 관계자는 『이번 김대통령에 대한 환영분위기는 5년전 야당지도자로서 방문했던 때와는 전혀 다를 것』이라며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맺는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명.
김대통령 일행을 위해 경찰 호위차 9대와 한·러 양국 합동경호팀이 공항의 환영식과 도심으로 들어가는 가로변의 경호를 담당할 예정. 공항환영식에는 러시아 교민과 교포 2백여명도 참가한다.
○…김대통령 내외가 묵을 크렘린궁내 영빈관은 최근 빌 클린턴 미대통령 부처가 묵었던 곳. 크렘린궁 의전실 타세프차장은 『옐친대통령이 방한시 극진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러시아도 이에 상응한 접대를 할 계획』이라고 귀띔.
옐친대통령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한국 방문때 처음으로 동양의 환대를 맛보았다』고 극찬할 정도여서 김대통령 내외가 영빈관에 머무는 동안 불편이 없도록 최대의 배려를 할 것이라고 크렘린궁 관계자들은 장담.
방문중 하이라이트는 1일 저녁 옐친대통령의 별장(다차)에서 있을 양국 정상부부의 만찬 모임. 만찬은 평상복 차림으로 진행되고 보도진도 사진기자에게만 잠시 촬영을 허용할 계획이어서 양국정상이 사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의 우정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전망. 만찬은 보드카를 곁들인 러시아식 메뉴로 상당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클린턴 대통령도 이곳에 초청돼 즉석에서 색소폰을 불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2일 낮 연방회의(상원)와 국가두마(하원) 의장 초청으로 오찬을 가질 예정인데 러시아 의회가 외국지도자에게 이같은 오찬을 베풀기는 이번이 처음인데다 극우민족주의자인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와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등 각 정파지도자들도 함께 초청돼 극히 이례적인 행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김대통령은 3일 하오 한국교민과 교포 등 2백여명을 초청, 리셉션을 갖는데 이 모임에는 넬리 킴(체조지도자), 유리 전(하원의원)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계획.
○…러시아 정부 기관지 「로시스키예 베스티」지는 31일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관련 보도와 함께 동해를 그동안의 러시아 및 구소련 정부 공식 표기인 일본해(「야폰스코예 모레」)가 아닌 「동해」로 표기한 한반도 지도를 실었다.
러시아 정부 기관지가 국제적으로 공인되다시피한 「일본해」표기를 「동해」로 쓴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며 한국에 대한 우호적 제스처로 보인다.
○…주러시아 북한대사관은 김대통령의 방문일정과 정상회담 내용을 러시아측에 알아보는등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 북한은 특히 김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으며 핵문제와 관련, 러시아측으로부터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 것인가에 큰 관심을 표시.【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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