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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계 금연의날… WHO “섬뜩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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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세계 금연의날… WHO “섬뜩한 보고”

입력
199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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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중 절반 흡연으로 죽다”/사망자중 반은 중년 못넘겨/한·일·중흡연율 세계 최고/광고 해악 커… 대부분 10대때 시작 세계보건기구(WHO)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보고서를 발표, 『흡연의 위험은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며, 흡연은 21세기를 앞두고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해악의 하나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WHO의 보고서는 흡연자 가운데 흡연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이들 가운데 반은 중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한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오래도록 흡연을 계속할 경우 성년 초기 이후의 모든 연령에서 흡연자의 사망률이 비흡연자에 비해 3배나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아시아 각국의 담배소비량이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고 지적하고 특히 한국과 일본 중국이 담배소비량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각국 남성의 흡연비율은 평균 50%로 서방국가 평균치인 41%를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일부지역에서는 80%까지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WHO는 특히 최근 들어 개발도상국의 흡연인구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매년 담배로 인해 사망하는 3백만명 가운데 3분의1이 제3세계 국민들이며 오는 2020년 또는 2030년에는 전세계에서 매년 흡연으로 죽는 사람이 1천만명에 이르고 이중 7백만명이 개발도상국 국민이 될 것이라고 WHO는 전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오는 2020년이 되면 매년 2백만∼3백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1백만명 가량은 폐암으로 죽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WHO는 밝혔다. 이 기구는 담배회사들이 스포츠등 각종 이벤트의 후원자로 나서는 등 교묘하면서도 끈질긴 담배광고를 하는 것이 제3세계 흡연인구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난했다.

 나카지마 히로시 WHO의장은 『개발도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화려한 담배광고는 흡연을 「부러워할 만한 서구 생활양식의 한 모델」로 미화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오로지 이들 광고를 통해 담배에 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 담배광고는 젊은층을 상대로 하고 있으며 흡연자의 90% 이상이 10대의 나이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이들 젊은 세대가 담배에 손을 대지 않는다면 담배제조회사들은 10년 이내에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카지마의장은 노르웨이 핀란드 캐나다 뉴질랜드에서 담배광고를 금지한 뒤 흡연인구가 현저히 줄어들어 담배광고가 흡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함이 이미 입증됐다고 말했다. 그는 18개국에서 흡연인구 확산을 억제한 결과 젊은이들의 흡연비율이 줄어들었다고 밝히고 공중보건을 위한 캠페인이 흡연인구를 줄여 결과적으로 담배로 인한 질병을 감소시켰다고 평가했다.

 담배광고는 흡연자들의 기호를 바꾸는데 영향을 미치지만 동시에 흡연자들로 하여금 더 많은 흡연을 하도록 유도하고 비흡연자들이나 이전에 담배를 피웠던 사람들이 다시 담배를 피우거나 흡연자들의 금연노력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WHO는 결론지었다.【제네바 AP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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