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방러일정중 가장 상징적인 행사는 7일 러시아의 극동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이다. 김대통령은 이 곳에서 유명한 러시아 태평양함대(극동함대)를 방문, 대잠함에 승선한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우리에게 구한말이후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의 중심지이자 한인촌으로, 냉전시대에는 구소련의 중요한 전략항으로 귀에 익은 곳이다. 냉전시대 이곳을 출발한 태평양함대들이 동해상에서 북한 해군과 연합훈련을 펼쳤고 잠수함이 부산 앞바다 공해상에 출몰한 적도 있다. 한반도 상공을 주기적으로 정찰하던 정찰기도 이곳에서 발진했다. 김대통령이 바로 이곳을 방문, 함대에 승선하는 일정이 과거 소련의 동맹국 북한에 주는 메시지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가 금단의 지역이던 블라디보스토크를 외국인과 외국선박에 완전 개방한 것은 지난 92년 1월. 러시아는 그후 군항이던 이곳을 적극적인 외자유치를 위한 국제도시로 탈바꿈시켜 극동지역 경제발전의 교두보로 삼고 있다. 김대통령의 러시아방문 의미가 경협과 군사교류협력 확대에 두어졌다고 할 때 이 곳 방문이 갖는 상징성을 알 수 있다.
현재 블라디보스토크를 중심으로 한 연해주 거주 한인은 1만2천명정도. 지난 37년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당했던 한인들의 귀환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러시아말 뜻은 「동방의 주인」.【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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