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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마지막 술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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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마지막 술수(사설)

입력
199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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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핵문제가 또다시 벼랑으로 치닫고 있다. 이는 북한이 핵연료봉교체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조치 요구를 묵살하고 교체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독단적 행동은 한미양국과 유엔이 추구해온 북핵의 평화적 해결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도전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유엔안보리가 급명간 북한에 대해 의장명의의 경고및 규탄성명을 채택하거나 제재문제를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정부가 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중대상황」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돌발행동등에 대비를 서두르기로 한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북한이 대미3단계회담이 성숙되고 있는 상황에서 돌연 등을 돌린 녕변의 5㎿원자로의 핵연료봉교체는 북핵의 흑막을 규명하는 최후의 열쇠다. 북한이 그동안 연료봉을 빼내 핵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 핵탄제조에 전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IAEA는 북한의 주장대로 연료봉이 1986년 가동 때부터 장착됐던 노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교체된 연료봉을 임의선정·분리 보관후 추후에 분석하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은 핵확산금지협정(NPT) 탈퇴를 유보한 상태의 「특수지위」임을 내세워 거부하고 총8천10개의 연료봉중 4천여개를 이미 뽑아내어 자의로 섞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압력―파국을 뻔히 알면서도 교체를 강행한 이유는 몇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즉 지금까지의 플루토늄추출실적을 은폐하기 위해, 또는 기술적으로 더 이상 교체를 미룰 수가 없기때문일 수도 있고 대미3단계회담에서 미국과의 직접담판으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도 있다. 아울러 극심한 식량난, 경제난등으로 흔들리는 주민들의 통제와 관련, 긴장고조를 노려 의도적으로 자행한 점도 간과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무모한 강경자세를 취하면서도 미국과의 협상의 뜻을 강하게 시사한 점이다. 28일 북한외교부대변인은 『미국과 회담서 핵문제의 궁극적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고 중앙통신은 『미국이 일괄타결에 동의하면 녕변핵시설에 대한 전면사찰을 수락할 것』임을 되풀이 강조한 것이다.

 어떻든 우리로서는 북한의 마지막 핵불장난을 좌시할 수 없다. 이런 일을 통해 평화적 해결원칙과 북한을 동족으로 끌어안는 것도 한계가 있음을 정부는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이 북핵해결의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 아래 북한이 연료봉 교체를 중단하고 IAEA의 안전조치를 수락하도록 미국등 우방등과의 공조를 통해 단호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만의하나 미국이 외교적 체면을 위해 북한과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을 하지않도록 쐐기를 박는게 중요하다.

 1주일 뒤 IAEA이사회의 최종판단, 건의에 의해 장차 유엔제재가 있을 경우 적극동참하여 인적, 물적교류를 중단해야한다. 아울러 궁지에 몰린 북한의 대남도발에 대비할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대북정책이, 안보팀의 목소리에 혼선과 란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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