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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5주년/「반체제」잇단 돌출… 평온속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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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5주년/「반체제」잇단 돌출… 평온속 긴장

입력
1994.05.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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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앞둔 북경 표정/인플레·실업 등 「근인」 89년 유사/격리·부패척결 등 「쐐기」 안간힘 오는 4일로 천안문사태 5주년을 맞는 북경의 거리는 일단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기 이를데 없다. 크게 늘어난 차량으로 거리 곳곳마다 짜증스런 교통체증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사이디, 만다오등 백화점과 중심거리인 왕푸징에는 쇼핑인파로 연일 북적거린다. 대학가도 외부방문객에 대한 강화된 심사가 「그날」이 다가왔음을 상기시켜 줄뿐이고 천안문광장 역시 지방 각지에서 올라온 관광객들로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겉모습만이 6·4사태 5주년을 맞는 북경 모습의 전부는 아니다. 강청등 4인방일파와 주은래를 추모하는 일반민중들간의 한판 대결이었던 76년의 「천안문 사태」 18주년 기념일인 지난 4월5일 한 대학생이 천안문사태 당시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대담하게 천안문 광장에 화환을 바치려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전인대개막기간중에도 천안문 광장에서 공안요원이 경비를 삼엄하게 펴고 있는 가운데 유인물이 뿌려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천안문사태 5주년을 맞는 올해들어 그동안 「숨을 죽여왔던」반체제운동을 재점화시키고자 하는 학생및 반체제인사의 활동이 부쩍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른 당국의 대응도 신속하고 단호하다. 비록 천안문사태와는 무관하나 중국 반체제운동의 「원점」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같은 지명도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출옥이후 반체제운동의 구심점으로 등장하고 있는 위경생을 지난 4월초 다시 체포했다. 생일파티 명목으로 1백여명의 반체제인사들을 초청하는 기발한 방식으로 모임을 결성하려고 시도했던 천안문사태당시의 학생지도자 왕단에 대해서도 감시의 눈길을 늦추지 않고 있다.

 왕단은 위경생처럼 다시 체포되지는 않았지만 올해 6·4사태를 앞두고 지난해 초 출옥이후 5번째의 타의에 의한 지방여행을 가야했다.미국의 최혜국(MFN)대우 갱신을 의식하여 풀어준 「천안문 사태의 배후」왕군도와 진자명에게는 미국출국을 허용하는 조치를 통해 이들을 격리시키려 했다. 이러한 「배려」는 진자명으로부터는 단호하게 거부당했지만 왕군도는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국의 현 지도부가 6·4사태 5주년을 맞아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이들 몇몇 반체제인사들의 동향이 아니다. 학생시위가 미증유의 「폭탄」으로 발전했던 천안문사태의 주요원인으로 중국지도부는 물가폭등, 실업자의 급증, 부정부패의 만연, 그리고 민주화요구를 둘러싼 지도자들간의 분열을 들고있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본다면 천안문사태 5주년을 맞는 94년의 상황은 89년당시와 유사하다. 물가는 치솟는데 일거리는 없고 공무원 부패는 여전하다. 올 1·4분기동안의 인플레는 25%로 사재기열풍을 일으켰던 89년 당시의 21%를 웃돌고 있다. 부패의 심화는 93년 한해동안 6만명의 관리가 부패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는 통계수치가 웅변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49년 공산정권의 수립이후 최대이다.

 실업자는 농촌의 잠재적 실업자가 대부분이나 전국적으로 약 2억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중 약1천5백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는 자칫 사회불안의 요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서방언론들은 반체제인사들의 처리를 부각시키지만 정작 중국지도부가 역점을 두고 해결하려는 것은 바로 이러한 문제점들이다.

 인민일보와 CCTV등 방송언론매체들은 30일 산동성과 경동성의 공안및 행정관리 4명을 뇌물수수등의 혐의도 처형했다는 사실을 주요기사로 다루고 있다. 이밖에 강택민총서기가 지난12일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천안문사태 진압의 정당성을 강조한 사실은 천안문사태를 재평가하려는 일부 움직임에 대해 쐐기를 박으려는 시도로 보인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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