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승진” 여론업은 뜻밖 선임/신 한은부총재와 막판까지 경합 외환은행은 30일 은행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은행장후보에 장명선캐나다한국외환은행장(61·전외환은행상무)을 선출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장행장후보에 대한 승인을 은행감독원에 요청했다. 장행장후보는 은감원의 거부가 없는 한 오는 6월10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정식 행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장행장후보는 전주출신으로 전주고와 연세대 상학과 졸업후 56년 한국은행에 입행, 67년 외환은행 창설과 함께 외환은행으로 옮겼다. 그후 지점장 이사 상무등을 거친후 92년3월 현지법인인 캐나다한국외환은행장으로 선임됐다.
김재윤전신한은행장 이창수전금융결제원장 선우윤전동화은행장등과 한은 입행동기로 상무를 끝으로 외환은행을 떠난지 2년여만에 금의환향한 셈이다. 시중은행에서 상무로 은행을 떠났다가 은행장으로 컴백하기는 장전상무가 처음인데 지점장시절 영업통으로 이름을 날린데다 국제감각도 뛰어난 점이 이번 후보결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달 23일 한국통신주식 입찰파문으로 허준당시행장이 물러난후 신임행장 선임을 둘러싸고 「내부승진」과 「외부영입」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관심을 끌었었다.
그동안 행장후보로 신복영한은부총재와 자행출신의 현직 은행장인 홍세표한미은행장등이 유력시된 반면 장전상무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이번 선임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은 전임 허행장에 이어 계속 외환은행출신이 행장이 됐다.
이번 장전상무의 선출에는 ▲재무부나 한은출신 영입은 금융자율화라는 대전제에 맞지 않는데다 ▲자행출신으로 할 경우 현재 행장대우인 이장우전무는 한국통신주식 입찰파문과 관련해 문책경고를 받아 행장선임은 불가능하며 ▲홍한미은행장의 경우는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의 문제등이 있고 ▲그동안 신임행장 선출을 둘러싸고 깊어진 은행내 갈등을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추천위원회는 하오 2시10분께 시작해 40여분간 계속됐는데 막판까지 신부총재와 장전상무가 경합을 이루었으나 「내부등용」이라는 점에서 장전상무로 결정됐다.
회의가 끝난후 위원들은 『만장일치였다』고 밝히고 별다른 코멘트없이 자리를 떴지만 내부적으로는 장전상무를 처음 추천한 소주주대표인 김태진씨(청구화공대표이사)등 7명이 장전상무를, 대주주인 한은과 한은출신의 전외환은행장 황창기씨등 2명이 신부총재를 각각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장전상무는 그동안 하마평에 전혀 오르내리지 않았는데도 상견례로 끝난 지난 26일 1차회의에 이은 두번째 회의에서 절대다수가 추천하자 그 배경이 무엇이냐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추천위원인 김재기전은행장은 노조측 대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노조측은 「내부인사」라는 감을 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결과를 두고 금융계 일부에서는 은행을 둘러싼 각종 내외적인 환경에도 불구하고 「금융자율화= 내부출신 기용」이라는 등식이 굳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장행장후보는 장명관전주인도네시아대사의 동생으로, 전례용전한은총재 비서였던 진소영씨(57)와 결혼, 3녀를 두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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