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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열쇠는 「소비자 중시」/김인호 한국소비자보호원장(월요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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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열쇠는 「소비자 중시」/김인호 한국소비자보호원장(월요논단)

입력
1994.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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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고객선택여부가 생존좌우 현시점에서 우리 경제정책의 새로운 기조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국제화의 방향은 분명히 제시되어 있지만 이와 동시에 추구해야 할 것은 소비자 중시의 경제정책기조라고 생각한다. 이 두 방향은 사실상 표리관계에 있다.

○국제규범 적극 수용

 먼저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로 설정된 국제화가 진정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국제화를 개방의 확대 내지 적극적인 해외진출 정도로 받아들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오히려 국제화의 본질은 경제운용방향의 근본적인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 국제화는 우리가 운영하는 각종 제도나 정책 관행중 국제규범에 적합하지 않는 그 어떤 것도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는 의지이며 동시에 국제적으로 일반화된 것이면 그 어느 것도 수용하려는 방향인 것이다.

 국제화 시대에서는 국가의 지원이나 보호없이 기업 스스로 경쟁해 살아남는 적자생존의 법칙이 보다 강하게 지배하고 세계적 분업의 특성이 더욱 현저하게 나타나게 마련이다.

○공급자위주 시대낙후

 이러한 경쟁의 주체인 개별 기업에 대한 궁극적인 우열판정은 세계 방방곡곡의 소비자 선택에 의해 내려질 것이므로 국제화의 핵심은 소비자 위주의 경제구조로의 이행과 맥락을 같이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정부주도아래 성장률 국제수지 물가등 거시지표를 미리 설정하고 정부는 시장개입적인 경제운용방식으로라도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산업전반에 대한 직접적이며 폭넓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국내산업을 보호 육성하고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행하는 것이 정부의 주된 행정이 되었으며 그 결과 소위 공급자위주의 경제구조가 구축되어 온 것이다.

○정부규제·개입 한계

 우리의 경제구조가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짧은 기간내에 산업화를 달성하려는 과정에서 비슷한 길을 먼저 걸은 일본의 경제구조와 제도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경제구조는 과거의 국제경제환경에서는 상당부분 유용했던 측면이 많았다. 자유무역질서의 이점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대량생산구조를 구축하여 무한한 해외수요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는 체제였다. 경제행정면에서는 산업별로 맞물려 짜여진 조직형태로서 이 체제가 뒷받침되어 왔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국제화의 물결을 맞아 정부의 산업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 및 지원은 한계에 도달했을 뿐만 아니라 더이상 우리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나아가 공급자 위주의 경제구조는 필연적으로 국내적으로는 선참기업에 대한 배려가 우선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에 참입하려는 새로운 기업창출에 장애요인이 되기 시작했다. 국제적으로는 해외경쟁으로부터의 국내기업 보호로 귀결되어 국제마찰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소비자선택의 폭과 기업의 대내경쟁력을 제약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 근본전환

 여기에 우리 경제의 본질적 문제점이 있다. 이제는 경제의 근원적 문제를 소비자 내지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하며 경제행정의 규제완화나 쇄신, 조직의 개편도 이러한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이같은 흐름에 역행하는 기존의 정책 제도 관행을 근본적으로 과감하게 고쳐나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경제의 국제화를 실체화해 나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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