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상처 모두 오른손잡이 범행/어머니 먼저 찌른점도 범죄심리 어긋나 경찰은 「희대의 패륜아」 박한상군의 부모살해사건이 단독범행이 아니고 공범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수사진은 사건당시 정황과 사건이후 박군의 행적, 주변인물들의 진술등을 종합, 우선 박군과 어울렸던 「오렌지」친구들을 공범용의선에 올려놓고 조사중이며 공범이 2명 이상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단독범행으로 보기에 가장 큰 의문은 박군이 두자루의 칼로 두사람을 제압하면서 90군데나 찔러 살해했다는 주장이다. 박군은 경찰조사에서 등산용 칼과 과도를 양손에 들고 범행했다고 진술했으나 두사람을 동시에 제압한 자세에서 두칼을 사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경찰의 시각이다. 특히 박군은 알몸에 시트커버를 걸치고 범행했다고 진술, 더 많은 행동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박군이 어머니를 먼저 찌른 뒤 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주장도 범죄자의 일반 심리상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통상 범인들은 상대적으로 힘이 센 사람을 먼저 제압한 뒤 약한 사람을 제압하는 것이 통례다. 경찰은 단독범행이라는 가정하에 부검결과와 범행정황을 종합해 볼때 박군이 아버지를 먼저 정면에서 찌르고 어머니가 이를 본후 비명을 지르며 종아리를 물자 마구 찔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군은 자신을 호되게 질책하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은 대단했으나 어머니는 평소 아버지 몰래 돈을 주는등 자신을 감싸 반감이 없었다. 이번 범행이 상속을 노린 범행이라고는 하지만 인간 감정상 아버지를 먼저 살해하는 것이 순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수사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박군이 부모를 살해하는 과정에서 입은 상처는 오른쪽 종아리의 가벼운 이빨 자국이 고작으로, 이는 어머니를 먼저 살해하는동안 아버지의 반항이 거의 없었다는 것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찰은 이같은 정황을 미뤄 공범이 어머니를, 박군이 아버지를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부분이 부검결과다. 피살자들의 상처는 두사람 다 오른쪽 손잡이에 의한 것으로 판명됐다. 두개의 흉기를 사용했다면 왼손에 의한 상처가 있어야 한다.
범행에 사용된 과도는 안방 장롱위에, 등산용칼은 집에서 5백여 떨어진 공터에 따로 버렸고 등산용칼과 함께 공터에 버렸다는 기름통 운동화가 발견되지 않은 것도 2명 이상에 의한 증거물처리 가능성을 말해준다.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곳을 지나던 사람이 주워갔다고 가정할 수도 있으나 칼은 버려두고 흔한 운동화등만 가져갔다는 점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으로, 공범이 다른 곳에 버렸을 가능성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현장에서 발견된 피묻은 면장갑과 러닝셔츠도 알몸에 운동화만 신은채 범행을 했다는 진술과 어긋난다. 뿐만아니라 가족들에 의하면 박군은 평소 러닝셔츠를 입지 않았다.
박군이 경찰에서 진술한 범행행적은 ▲살해(0시10∼35분) ▲세면대서 몸에 묻은 혈흔제거(35∼40분) ▲안방에 휘발유 뿌림(40∼45분) ▲등산용 칼등 5백 떨어진 공터에 버림(45∼55분) ▲방화(55분) ▲화재신고 (상오1시 10분)이다.【장학만·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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