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피부로 느껴지는 것보다 좋은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4분기(1∼3월)의 경제성장률(GNP)이 8.8%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성장률(3.9%)이 낮았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을 훨씬 상회하는 성장이다. 고무적인것은 성장내용이 좋다는 것이다. 지난 88년 올림픽경기와 같은 거품경기가 아니라 제조업과 설비투자에의해 선도되는 건실한 성장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기회복이 근년에는 통상적으로 주택, 택지개발등 부동산경기회복과 소비회복에 의해 선도되는 불건전형이었던것과 대조가 된다. 성장내역을 보면 제조업이 자동차·기계·반도체·조선·전자등 중화학공업을 주축으로 하여 9.8% 신장했고 서비스업도 운수·통신등 생산적인 품목을 중심으로 10.3% 늘어났다. 괄목할만한것은 지난해만해도 꿈쩍하지 않던 설비투자가 호황업종을 주축으로 하여 20.2%나 도약한것이다. 자동차·반도체·조선등 유망업종을 비롯한 중화학공업전반에 걸쳐 설비투자경합이 일어난 것이다. 한편 건설투자도 예년보다는 상대적으로 낮아졌으나 8.6%의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의 건실형 경제성장은 정부의 안정성장지향적인 거시경제정책과 엔고·저유가·저금리등 우리에게 유리한 국제경제환경등에 크게 힘입은것이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집권초기의 무리한 단기경기부양책에서 중·장기적인 안정성장정책으로 전환하고 동시에 부동산투기억제정책을 지속해온것은 적절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이번 경제성장에 결정적인 효자노릇을 해온것은 역시 엔고였다. 이래서 우리는 1·4분기 성장에 자족할 처지가 못된다. 성장의 기폭제가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 향상이 아니라 엔고의 어부지리였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선 현재의 건실한 성장을 어떻게 유지할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겠다. 2·4분기 성장률이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으나 1·4분기성장률 8.8% 그 자체는 우리경제의 적정성장률로 평가되고 있는 6∼7%수준을 크게 상회하는것이다. 경기가 과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그렇다고 섣불리 경기진정책을 쓰는 경우 모처럼 일어난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경기조절정책과 시기의 선택에는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
정부로서는 또한 이번 호황기를 이용하여 우리경제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 인플레 없는 경제성장을 가능한한 지속시키는데는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야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땅값·임금·금리등 요소비용과 물류비용등 각종 부대비용이 경쟁력이 있어야한다.
우리는 이제 경제의 혁신을 밀도있고 강력히 추진할때를 맞았다. 지금의 호황기를 어떻게 선용하는가에 우리경제의 장래가 상당히 영향받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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