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제품 마시자” 일정액 지급/인력·물량 총력전… 「과대」논란도/타기업도 관련도따라 「편가르기」 뚜렷 동양 조선 진로간의 맥주시장 쟁탈전이 가열되면서 맥주전쟁이 광고대행사와 계열사등을 동원한 용병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맥주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전문 광고대행사들은 이번 싸움에 광고인으로서의 모든 것을 걸 정도로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으며, 이들 맥주회사의 계열사나 관계회사 직원들은 「자사 맥주 마시기」에 동원되고 있다.
광고대행사를 통한 맥주대리전은 지난 3월 동양맥주의 「아이스」가 나오면서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이스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오리콤은 단일 광고출연료로는 최고액인 4억원을 주고 톱스타 강수연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불러일으킨데 이어 한 스포츠신문에 20개면에 걸쳐 모두 1백60단의 싹쓸이 광고를 게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리콤측은 『시판초기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경쟁제품인 조선맥주의 「하이트」선풍에 제동을 걸려는 극약처방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과대광고 논란도 끊기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동양측이 하이트의 광고가 과대광고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진로의 카스맥주 광고가 기존의 맥주를 싸잡아 매도하고 있다며 일부에서 과대광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맥주회사들의 광고전쟁이 이처럼 불꽃을 튀기면서 광고대행사들은 회사에서 가장 우수한 팀에 광고를 맡기는 한편 외국에서 광고경험을 쌓은 우수한 인력을 「수입」하기까지 하는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진로 카스맥주 광고대행사인 엘지애드는 식품광고나 비중있는 광고에서 경력을 쌓아온 고참직원 12명으로 팀을 구성했는데 단독광고를 위해 별도의 팀을 구성한 것은 처음이라고 회사관계자는 말했다. 특히 엘지애드는 미텍사스대에서 광고학을 전공하고 기업광고 경험을 쌓은 정영종대리(30)를 카스 광고를 위해 특채했다. 뛰어난 용병을 수입한 셈이다.
이들은 최근 몇개월동안 밤샘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동양의 아이스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오리콤 민영훈부장(37)은 『밤 12시전에 퇴근한 날이 손으로 꼽을 정도다. 긴장이 지나칠 때는 꿈에서도 광고 아이디어를 생각하다가 깨곤 한다』고 실토했다. 하이트 광고를 대행하는 제일보젤 이견실국장은 『경쟁 광고업체에 대한 정보와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에 늘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광고인들 못지 않게 맥주전쟁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사람들은 계열사나 관계회사 직원들이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직원들에게 복리후생비나 판매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일정액씩 지급, 퇴근후 아이스맥주를 마시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관계자는 『이를 위해 별도의 예산을 편성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계열사 제품을 마시는게 자연스러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진로 맥주공장을 건설한 삼성엔지니어링 안덕기사장은 얼마전 진로의 문상목사장과 나란히 카스맥주 광고에 출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야구구단이 모두 참여한 아이스맥주 광고에 럭키금성구단만 빠졌는데 엘지애드가 진로 카스맥주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됨에 따라 의리상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전쟁이 가열되면서 직·간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들도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점차 뚜렷해지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는 것이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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