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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주류 총무」등장… 해석분분/민주 총무경선 결과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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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비주류 총무」등장… 해석분분/민주 총무경선 결과와 전망

입력
199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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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류 이탈-당직순환논 주효/당지도부 불신… 변화기류 반영 신기하의원의 민주당총무경선 승리는 「이변」으로 기록되면서 민주당의 앞날에 많은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막판에 「혼전」 「박빙의 접전」이라는 판세분석이 있기도 했지만, 대체적인 전망은 범주류의 지원을 받는 김태식총무의 승리였다. 동교동계의 내외문제연구회, 이기택대표의 통일산하회, 김원기최고위원 등 범주류의 표는 계산상으로는 과반수(49표)를 훨씬 상회하는 60∼70표 정도였다.

 때문에 신의원의 승리는 의외와 충격으로 받아들여졌고, 이 의외성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우선 표면적으로는 범주류 표의 이탈이 적지 않았고 중립적 그룹이 신의원쪽으로 기울었음을 알 수 있다.이런 현상은 이번 경선이 계파대결의 양상으로 치러지지 않았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고 있다. 경선후 상당수 의원들이 『당직을 돌아가면서 해야한다는 신의원의 주장이 먹혀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고 계파의 측면지원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막판에 이대표의 사조직인 통일산하회가 은밀하지만 철저히 표단속에 나서고, 내외문제연구회도 암묵적으로 김전총무를 밀었다. 계파 보스들의 움직임도 지난해 경선때 보다는 약했지만 어느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의원이 당선됐다는 것은 계파 보스들의 입김이 먹혀들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당내에 이상기류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비주류측은 이 기류를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이라고 확대해석하고 있다.

 반면 주류측은 『계보간 세다툼으로 오해받지 않으려고 자제했기 때문』이라며 경선결과를 지도체제나 역학구조의 문제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경계했다. 단순히 지연 학연 등의 인연과 「당직순환론」등을 동원한 호소가 먹혀들어갔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최근 당내 기류는 『주류측이 뛰지 않아서 이변이 생겼다』는 단순논리와는 거리가 있다. 그동안 당내에는 『최고위원회의는 춤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9인 지도체제」에 대한 염증이 팽배해 있었다. 현 집단지도체제는 정당의 민주적 운영이라는 긍정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대현안이 제기될 때마다 비효율적이고 응집력 부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불만은 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졌고 변화를 원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던 것이다.

 이 변화를 원하는 분위기에 비주류측이 당장 편승하려들 것 같지는 않다. 아직 이 기류가 현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수준인지, 아니면 역학구조의 재편을 요구하는 수준인지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향후 민주당은 당내 저변에 깔린 변화분위기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간에 탐색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당대회라는 이슈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이영성기자】

◎주류측 망연자실… “할말없다”/민주 총무선거 이변현장 표정/병석 조윤형의원, 신의원지지 “결정적”/이중기표 용지발견 한때 재투표논란

 『역시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27일 상오 국회에서 민주당 총무경선의 결과가 집계되는 순간, 투표장 이곳저곳에서 놀라움과 탄성이 터져나왔다. 비주류측에 속한 신기하의원이 범주류의 지원을 받아 당선이 낙관되던 김태식총무에게 근소한 표차로 승리하는 「대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투표장 분위기는 곧 술렁거림속에 주류측의 침통과 비주류측의 환호가 교차했다.

 이기택대표와 김원기최고위원의 표정은 어두웠다. 권로갑 한광옥최고위원등 동교동계 의원들도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김태식의원은 충격을 받은 듯 한동안 말을 잇지못하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주류측 의원들은 『할말이 없다』고 입을 다물었다. 동교동계의 수장인 권로갑최고위원은 『선생님(김대중이사장)과 나는 중립을 지켰다』는 말만을 남긴뒤 총총히 투표장을 떠났다.

 이대표도 겉으로는 『누가 총무가 되든 무슨 상관이냐』며 태연해 했지만 이대표측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총무경선결과가 『당내에 변화를 희구하는 의원들의 희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는 의원들도 많았다.

 조세형최고위원은 『당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과시한 것』이라고 말했고 이부영최고위원은 『당내 분위기가 해빙이 되고 있는 느낌』이라며 소감을 피력했다.

 승인과 패인을 둘러싼 화제도 당내에 무성하다.

 경선이 막판에 주류―비주류대결로 치달았던데 대한 의원들의 반발과 당직을 고르게 맡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신의원측 호소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선 지배적이다.

 김총무측은 당초 60∼65표를 얻어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서울 및 전남광주지역의 표가 신의원에게 몰린데다 개혁모임의원들도 대부분 신의원쪽에 선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의원회관의 김상현고문실에는 개혁모임소속 의원들이 다수 찾아와 축하를 했다.

 이날 투표에는 신병으로 입원중인 조윤형의원이 부재자 투표를 해 관심을 모았는데 신의원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조의원의 한표가 신의원의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 됐다. 49표를 얻은 신의원이 이 한표가 아니었다면 과반수 득표가 안돼 재투표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한편 신의원의 당선이 확정된후 원내기획실에서 투표용지를 보관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하던중 신의원의 득표중 이중기표된 투표용지가 발견돼 한때 논란이 벌어졌다. 이 투표용지가 무효처리될 경우 과반수 득표가 안돼 재투표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긴급 최고회의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 한결과, 검표확인이 끝난 상태임을 감안, 유효표로 인정키로 유권해석을 내렸다.【이계성기자】

◎신기하 신임총무 인터뷰/“계파떠나 당 단합위해 최선”

 27일 민주당내에 파란을 일으키면서 원내총무에 당선된 신기하의원은 이후 당내 불협화가능성을 의식한듯『계파총무가 아닌 명실상부한 당의 총무로서 당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류측과의 화합의지를 일관되게 피력했다.

 ―당선을 예상했나.

 『일부에서는 당내 계파구도를 이유로 불리하다고 했지만 나는 96명의 소속의원 모두 인간적으로 잘아는 처지인만큼 평소 처신과 능력을 기준으로 표를 던질 것을 확신했다』

 ―향후 구상은.

 『계파를 떠나 당의 단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엄밀히 말해 우리당에는 계파가 없다. 다만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은퇴후 계파가 새로 형성되는 과도기에 처해 있을뿐이다. 이기택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잘 모시고 불편부당하고 공정한 운영원칙을 세워 의원들의 결집력을 높이겠다』

 ―앞으로 김상현고문등 비주류측과 계속 공동보조를 취할 생각인가.

 『김고문은 84년 민추협 창립발기인으로 인연을 맺었고 이대표는 85년 신한민주당창당과 함께 같은 길을 걸어왔다. 정치에는 영원한 친구도 없고 적도 없다』

 신총무는 광주일고·전남대법대를 나와 사시 10회에 합격한 판사출신으로 광주에서 12대부터 내리 3선을 기록했으며 구평민당수석부총무·민주당당무위원과 광주시당위원장을 역임했다. 광주 서강전문대교수인 부인 김정숙씨(47)와 2남.【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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