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26일 자식이 부모와 여동생을 집단살해한 「미국판 박한상 사건」이 발생,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미 켄터키주 신시내티 근교의 라일 고교 학생인 클레이 시라우트군(17)은 이날 아침 아버지 하비 시라우트(43)와 어머니 베키, 여동생 크리스틴(14)을 총으로 쏘아 살해한 뒤 태연히 학교에 가서 이 사실을 선생님에게 밝힌 뒤 경찰에 체포됐다.
클레이군은 범행후 여자친구집으로 가 여자친구를 총으로 위협해 차에 태웠다가 곧 풀어 준 다음 등교해 학생들과 교사에게 총을 보여주면서 범행을 털어놨다.
교실은 일순 얼어붙었으나 클레이군은 다른 학생들을 위협하지는 않고 수업을 그대로 계속하라며 교사와 약 15분간 이야기했고 이에 학교측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범행동기와 관련, 『클레이 가족에게 어떤 문제가 있어 말다툼이 있었다』고만 말할 뿐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클레이군은 학교에서 한번도 말썽피운 적이 없고 공부도 잘해 우수반 수업을 듣는 모범생이어서 이번 범행동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클레이군은 늘 검은 옷만 입고 다니는 특이한 모습이었다는 것.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89년 8월에도 쿠바계 백만장자 흥행업자인 메넨데스의 20대 두 아들이 재산을 노리고 부모를 소총으로 살해한 소위 「메넨데스사건」이 발생, 미국부유계층의 가정윤리가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범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배심원들간의 의견 불일치로 결국 재판 자체가 무효가 돼 풀려남으로써 미국 사법 제도의 맹점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로스앤젤레스=박진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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