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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현대사회」 이색 세미나/문화인류학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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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현대사회」 이색 세미나/문화인류학회 개최

입력
199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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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독자성 추구가/향토음식 각광 원인/즉석식품 개성화 한계… 사양길/「원조」등 용어사용 계급화 시도 현상 미국에서 싼 음식, 간편한 주식 등으로 발전된 햄버거가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싸고 주로 청소년들이 먹는 「특별한 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햄버거 같은 패스트 푸드 산업이 개성화 추구의 한계를 보이고 있어 또다른 미국음식의 등장이 예상된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전통음식과 신세대가 좋아하는 즉석식품을 중심으로 음식문화의 사회적 의미와 중요성을 조명하는 세미나에서 제기되었다.

 한국문화인류학회(회장 이문웅)가 27일 영남대에서 「음식과 현대 한국사회」라는 주제로 가진 이 세미나는 음식의 생산·조리·소비의 방식 등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살펴본 국내 최초의 학술대회이다. 

 서현정씨(서울대 박사과정)는 「햄버거를 통해 본 한국의 음식소비문화」에서 『70년대말에 등장한 즉석식품 산업은 90년대에 이르러 연간 2천억원대에 이르고 있으나, 본래의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판매확대가 어려워 즉석식품 산업이 포기되어가고 대신 다른 나라 요리나 향토요리 등을 추구하는 새로운 소비형태가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광억교수(서울대)는 「음식의 생산과 문화의 소비」에서 음식과 음식소비의 유형을 「문화의 가장 구체적인 실천의 장」으로 보고 소비상품으로서의 음식문화 등을 분석했다.

 그는 『자본가들은 새로운 소비를 조장하기 위해 분위기와 먹는 방식을 조금씩 바꾸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음식과 식당의 광고에서 나타나는 「원조」「무공해」「정통」등의 용어는 상품 차별화를 통한 새로운 계급화의 시도』라고 지적하고 『이는 대중화의 경향과 병행하는 전반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계급의 차이를 반영하던 음식문화가 대중적 상품화를 통해 그 경계가 무너졌다. 또 전통음식의 적극적인 개발은 상품생산으로서만이 아니라 문화 민족주의, 관광산업, 계급성의 재생산의 현상일 수 있으며,  국가권력의 실천의 장르로서 채택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향토음식 소비의 사회적 의미」라는 논문에서 황익주교수(강원대)는 「춘천 닭갈비」를 사례로 들어 향토음식의 발전과정과 그 소비가 지녔던 사회계층적 의미를 규명했다.

 그는 『최근 향토음식이 각광받는 이유는 지방사회가 문화적 독자성을 주창하려는 노력과 자기 지방의 전통문화 특질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시도가 결합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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