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온다” 일 선남선녀 줄이어… 단체관광 코스로 동양의 라스베이가스 마카오에서 60여년동안 복음을 전파해온 포르투갈의 몽시그노르 마누엘 테익세이라 신부(82). 역사학자이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의 별명은 「마카오의 유령」이다. 그런데 요즘 또 하나의 애칭이 생겼다. 「마카오의 주례」.
기도하고 신문에 칼럼을 쓰는 일로 일과의 대부분을 보내던 그가 올초부터 부쩍 바빠졌다. 주례를 봐달라고 찾아오는 일본 선남선녀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주례를 보는 결혼식은 마카오 단체 관광코스중의 하나가 됐다. 얼마전 일본잡지에 그의 사진까지 소개됐을 정도.
사색이 깃든 형형한 눈빛에 검은 뿔테안경, 가슴까지 내려온 은백색의 긴 수염과 하얀 성의를 입은 그의 모습은 마치 산신령 같다. 그에게 결혼 축복을 받으면 행운이 올 것 같다는 것이다.
행운의 주례로 통하기 전에 그가 마카오의 유령이란 별명을 얻은 것은 문화혁명의 물결이 마카오까지 넘치던 68년께. 홍위병들은 그가 있던 성 요셉신학교에서도 모택동의 저서를 가르치도록 강요했고 신학교는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 당시 처참한 상황에 밤마다 흰 성의를 입고 황량한 신학교 경내를 기도를 드리며 걷던 그의 모습이 유령같은 분위기를 자아낸 것이다.
신학도였던 그는 1924년 포르투갈에서 마카오로 건너와 성 요셉신학교에서 신부서품을 받은 마카오 현대사의 산증인이다. 마카오 교회사와 포르투갈의 동아시아진출사등에 관한 그의 저작만도 1백30여권. 포르투갈 역사학 아카데미는 그의 공로을 높이 사 두번이나 그에게 상을 줬다.
그는 마약과 매춘을 일삼는 갱단이 3만명이 넘는 마카오의 현실을 볼 때마다 지난 60여년간 자신의 목자활동이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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