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총무경선이변 「성과도출」부담/청와대도 「과거」감안 모양새 신경쓸듯/“「현안」 일괄타결식 결론” 유력 김영삼대통령과 이기택민주당대표의 청와대회담에서 지금까지 줄곧 뒤틀려온 정국의 물줄기를 정상화하는 묘방이 도출될 수 있을까. 28일 열리는 여야영수회담에 거는 정치권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날 회담의 내용과 결과를 점치는 엇갈리는 견해들이 다양하게 개진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4일 여야영수회담 일정을 발표한이후 의제와 회담절차등을 논의해온 청와대와 민주당은 27일밤까지도 회담결과에 대해 자신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는 양쪽 모두 『지난 3월 영수회담의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담을 강하게 느낀다는 반증이며 나아가 정국상황과 구조상 「해법」을 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사법부와 정부기관, 금융기관의「법준수」를 앞세운 비협조로 상무대국정조사가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나 민주당 총무경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비주류가 당선된 것등은 이번 회담의 전도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바꿔말해 주류측의 패배는 이대표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고 이는 이날 회담에서 이대표가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야만 한다는 압박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국정조사나 국가보안법개정문제등 국내적 현안에서 이대표에게 안길 수 있는 「카드」의 수위를 가늠해왔던 청와대의 계산도 적잖은 혼선을 빚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번 회담의 물밑 채널을 맡아온 서청원정무장관은 27일 이대표의 비서실장인 문희상의원을 수시 접촉, 피차의 카드를 교환했으며 박관용비서실장과 이원종청와대정무수석등도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번에 이어 또한번 영수회담이 모양사납게 끝날 경우 김대통령의 향후 정국복안과 이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똑같이 심각한 상처를 입게되리라는 것은 필지의 사실이다.
때문에 관측통들은 『여야 영수가 모여「자해」와도 같은 극한 상황을 만들기야 하겠느냐』며 『회담발표문에 최소한 「거부」니 「결렬」이니 하는 문구들은 없을 것』이라고 일단 비관보다 기대쪽으로 기울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소식통은 『여야의 실무접촉결과 의제와 발표형식등의 의전에 대해선 상호 이견이 없다』며 『하지만 상무대국정조사와 보안법문제, 조계사사태등 세부적 사안에 대해서는 인식과 접근방법의 차이가 있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민주당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회의 문서검증에 정부기관이 협조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것이 법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다』고 전하고 『또 그같은 합의방식은 영수회담의 격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관측들을 종합분석해 보면 이번 회담의 테이블에는 국정조사등 여야간 현안뿐 아니라 「신양김론」으로 대표되는 정치권의 내부역학변수들도 자연스레 올려질 수밖에 없고 그 해법은 일괄타결의 성격을 띨 것이라는 결론으로 모아진다.
특히 국정조사나 보안법문제에서부터 6월국회, UR비준에 이르기까지 널려있는 정국의 뇌관들을 방치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여권의 부담인이상 청와대가 다소 불만스럽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해결이라는 편법을 마냥 외면할수 없으리라는게 정가의 일반적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서 김대통령이 「법테두리내에서의 국정조사 협조」라는등의 우의적 표현으로 여러 함축적 의미를 담을 것이라는 해석도 여기에 기인한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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