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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기모델 호베르타 클로세/89년 성전환수술…「완벽한 여성」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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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기모델 호베르타 클로세/89년 성전환수술…「완벽한 여성」변신

입력
1994.05.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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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살아야 할 운명인가/호적지 브라질 법원선 「여성」 인정안해 멋지게 굴곡진 갈색머리, 호수같은 눈, 풍만한 가슴, 볼륨감 넘치는 히프…. 현재 유럽에서 유명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호베르타 클로세(29)는 어느 모로 보나 뭇남성의 가슴을 설레게하는 글래머 여성임이 분명하다. 실제로 클로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완전한 여성이다.

 그러나 그녀는 당분간, 아니 어쩌면 영원히 법적으로는 남자로 살아가야 할 지 모른다. 지난 89년 영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아 여성으로 변신했음에도  호적지인 브라질 법원이 그녀의 성전환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명이 루이스 호베르토 감비네인 그녀는 어릴때부터 여자가 되는게 꿈이었고 이를 현대의학의 힘을 빌려 실현시켰다. 이후 유럽으로 건너가 패션모델로 성공했으나 여권에는 여전히 남성으로 기재돼 많은 불편과 치욕을 겪고 있다. 예컨대 제3국에 출입국을 할 때마다 공항에 억류돼 신체검사를 받거나 성전환 사실에 대해 누누이 설명을 해야 한다.

 이같은 수모를 받지 않기 위해 그녀는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지방법원에 성전환 소송을 제기, 여권에 여성으로 기재해도 무방하다는 허락을 간신히 받아냈다.그러나 브라질 연방검찰이 지방법원의 판결에 이의를 제기, 이 사건은 고등법원으로 올라갔다.

 고등법원은 최근 『남자로 태어났으면 남자로서 일생을 마쳐야 한다』며 연방검찰의 손을 들어주는 바람에 그녀의 합법적인 성전환은 좌절되고 말았다.

 스위스에서 이 소식을 들은 클로세는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연방대법원에 상고,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되어 있는 상태다.

 한편 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해 브라질의 많은 성전환자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자로 성전환한 미술가 라우라 데 비존은 『여자라는 실체가 중요한 것이지 법정판결은 별 문제가 될게 없다』며 『클로세가 경솔한 짓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대감독인 엘로이나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성전환을 인정, 성별을 바꿔주는 추세인데 브라질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사법계를 비난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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