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 “세계 기술강국” 야망/연구자금 무한대 지원/세계석학들 초빙자문 “아이디어 창출”/시스템공학연서 첨단상품 개발 주도 「말만 하면 조작되는 컴퓨터」 「농아도 말할 수 있는 프로그램」 「초보자도 자유자재로 물체를 디자인할 수 있는 장치」 「오진율 30% 미만의 컴퓨터 의사」 「어느 나라 말로도 통역되는 기계」 「돈많은 장사꾼」 정도로만 알려진 싱가포르가 국가적인 힘을 기울여 개발했거나 연구하고 있는 첨단컴퓨터 관련기술이다. 이같은 기술의 공통점은 일단 개발이 되면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사용되고 또 언제라도 외국에 내다 팔 수 있는 실용성과 상품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컴퓨터관련 기술산업을 자국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고부가가치의 수출품으로서 경제를 이끌어 가는 핵심상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싱가포르인들의 의지다.
80년대 후반부터 기술지향적인 정책을 펴고 있는 싱가포르는 그 중심을 컴퓨터관련산업의 육성에 두고 있다. 가진 것이라고는 사람뿐인, 우리 못잖은 「자원빈국」인 싱가포르가 앞으로의 생존을 첨단기술개발에 건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싱가포르는 이같은 판단에서 자신들의 기술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분야로서 컴퓨터관련산업을 설정하고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기금 20억불
그 최일선에는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시스템공학연구소(ISS)가 뛰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안에 있는 ISS는 국가과학기술청(NSTB)의 재정지원을 받아 연구개발(R&D)과 교육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화 약 15억달러(약 1백20억원)를 들여 지은 5층짜리 최첨단연구소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초청된 1백여명의 석학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말만 들어도 신기하기 짝이 없는 13가지의 연구프로젝트를 실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들은 컴퓨터관련기술등 차세대 정보기술(IT)의 개발을 위해 정부로부터 거의 무한대의 지원을 받고 있다. IT 산업육성에 대한 국가적 총괄업무를 맡고 있는 국립전산원(NCB)이 92년부터 향후 5년간의 R&D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기금이 20억 싱가포르달러(약 1조원)에 이른다.
정책 입안자들은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 곧 상품화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개발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통신기반 등 튼튼
컴퓨터기술산업에 관해서만은 싱가포르는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 86년 마련된 국가정보산업계획(NITP)에 따라 그동안 엄청난 투자를 통해 확보한 정보통신 기반구조가 대표적 사례다.
「1백% 종합서비스 디지털통신망(ISDN)을 갖춘 나라」 「컴퓨터문맹률이 세계에서 두번째로 낮고 정보산업 문맹이 세번째로 적은 나라」 한마디로 싱가포르는 이 분야의 강국이 될 수 있는 여건을 훌륭히 갖추고 있는 셈이다.
지금 싱가포르에는 곧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모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환상적인 정보화시대」를 구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가득차 있다. 세계무역의 중심지로서의 자국역할과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자신감도 충만해 있다.
○경제성장 주춧돌
NCB의 모한 미르와니 국장은 『현대의 모든 산업은 컴퓨터로 집중되고 있다. 컴퓨터산업에 모든 종류의 기술이 응용되고 있다. 국가적 정보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건설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추세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컴퓨터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경제성장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주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싱가포르=이상원기자】
◎「IT2000」계획/“정보화의 섬” 성항을 컴퓨터로 묶는다
싱가포르가 자랑하는 「IT(INFORMATION TECHNOLOGY) 2000」은 싱가포르를 2000년대에 「정보화 섬」으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 계획은 가정이나 학교·공장·사무실·관공서등 모든 개인과 단체를 컴퓨터로 연결한다는 것이 요점이다. 구축된 지능형 네트워크를 통해 텍스트·데이터·음성·화상·비디오등 어떠한 정보라도 공급할 수 있다. 항공·항만·무역등 비즈니스의 전산화는 이미 완료단계에 이르러 있다. 국가컴퓨터청(NCB)은 금융·제조·관광등 각계 전문가 2백명으로 구성된 11개 연구그룹을 두고 각 부분의 정보기술 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작은 섬나라 싱가포르는 지금 거미줄처럼 구축된 첨단정보사회의 도래를 눈앞에 두고 있다.
91년에 수립된 이 계획이 실현될 경우 싱가포르는 컴퓨터화된 세계 제1의 첨단도시국가로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싱가포르가 컴퓨터산업 기술의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크게 보면 이 계획의 완성을 위한 부분적 노력으로도 볼 수 있다.【싱가포르=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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