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낚는 태공옆 벌써 아이들 멱감는 소리 대구 시민의 정서를 축여주는 젖줄로 불리던 금호강물이 지금은 검은 탁수로 변해있다. 이런 금호강을 보면서 6·25때 대구를 거쳤거나 이곳에서 자란 중년층은 옛 금호강가에서 멱감고 천렵하던 추억들을 털어 놓는다.
대구에서 30∼40분, 영천댐과 지호천을 가보면 지금도 그런 추억거리들이 그대로 살아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낙동강오염때문에 난리인데 별천지같은 곳이다.
금호강이 대구시내로 흘러드는 들머리인 동촌 금호강 유원지에는 아직 보트놀이와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양과 금화, 영천으로 오를수록 물맥은 예나 다름없이 흘러 내리고 있음을 확인한다.
금호강의 상류인 영천과 영천댐 사이로 흐르는 12㎞ 물줄기는 금호강의 수원중 주축을 이루는 지호천이다. 오르는 중간쯤 임고교부근에 이르면 벌써부터 본격적인 물놀이가 시작되어 어른 아이 모두가 아무 거리낌없이 물속을 헤집고 다닌다. 물속에 얼굴을 담그고 고동을 잡는 모습도 옛 그대로의 풍경이다.
6㎞쯤 더 올라 앉은 영천댐은 80년대초 완공, 1급수 수원지로 금호강변 들녘의 농수와 식수로 큰 몫을 한다.
수질이 뛰어난 이유로 상류의 보현산(1,120m)과 기룡산, 시루봉등 명산계곡을 들지만 수영과 낚시를 금지하고 잘 보존된 호수에는 싱그러움이 충만해 있다. 호수에서 곧바로 묘각사를 오르며 내려다 보는 물빛과 산세는 절경을 이룬다.
이절은 산라때 지었다는 고찰로 한껏 고풍스러움을 풍긴다. 또 한 곳 댐입구 언덕위에 올라앉은 영천댐 관광농원은 지호천과 영천댐 나들이에 뺄 수 없는 감초격이다.
편의시설이 고루 갖추어진 산장식 휴게실 통나무 방갈로가 있다. 이곳에서 내는 일품요리중에 닭백숙과 잉어찜은 이미 대구와 영천, 포항과 부산까지 알려진 별미다.
지호천과 영천댐 일대는 대구에서 1시간대에 있고 산과 호수, 맑은 개울물이 넘쳐 흐르는 곳이다. 이렇게 맑은 물이 대구를 지나 낙동강에 오면 모두가 머리를 흔드는 폐수가 되니 무엇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경부고속도로를 지나면서 영천IC에서는 불과 20분 거리로 손쉽게 들를 수 있는 비경이다. <여행안내> ◆동대구―40분, 포항―1시간, 영천IC―20분 ◆영천댐관광농원 (0563)31―6901 <김완석·여행칼럼니스트>김완석·여행칼럼니스트> 여행안내>
◎영천댐농원 잉어찜/꼬들꼬들하게 십히는 맛 “일품”(길과 맛)
영천댐 관광농원의 운영방법은 독특하다. 주인 문순활씨(53)와 동생인 순창, 순종, 순형씨등 4형제가 달라 붙은 가족농원이다.
식당에서 내는 일품요리는 막내인 순형씨와 순종씨가 직접 조리한다. 찬과 주방 허드렛일은 부인들과 자녀들이 맡아 모두가 자기집 일인만큼 열심이다.
때문에 다른 대중음식점들과 달리 친절하고 음식에 대한 정성도 각별하다.
잉어찜도 세심한 요리과정을 거친다. 1kg과 1.5kg짜리 잉어를 엄선해 1차로 숯불에 쪼이면서 수분과 기름을 빼는 훈제과정을 거친다. 반쯤 구어진 잉어를 찜냄비에 앉혀 양념을 듬뿍 얹어 해낸다.
육질이 꼬들꼬들하게 살아있어 십히는 맛이 있다. 마늘과 양파·생강·고추등 수북하게 얹힌 양념 맛과 잘 어울려 밥반찬, 술안주로 다 잘 맞는다. 1.5kg짜리를 기준으로 2만원, 4명분에 알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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