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경제전략」 현지 분석/“선진국도약 실현”에 총력전/항공기·반도체육성 불꽃경쟁/고급두뇌·외자유치도 적극적 한국일보는 이번주부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리포트를 시작합니다. 아세안리포트는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브루나이 등 아세안 회원국을 중심으로 동남아권의 기술개발정책, 경제선진화를 향한 정상들의 활동등 이지역의 경제개발노력을 생생히 소개할 것입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기반으로 강력한 성장드라이브정책을 추진, 한국등 선발개도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아세안국가들은 NAFTA발효등 경제블록화추세에 대응,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를 결성하는 등 새로운 경제공동체로 발돋움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애독을 바랍니다.【편집자주】
저임금국가의 대명사격인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강력한 기술드라이브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저마다 「2000년대 선진국 도약」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기술개발에 승부를 걸고 있다.
아세안은 이미 저임금국가만은 아니다. 저임금이라는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선진국, 구체적으로는 선발개도국을 따라잡기 위해 항공기 자동차 반도체 전자전기 정보통신등 첨단기술개발을 국책사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아세안의 이같은 기술드라이브정책은 「월반작전」으로 통한다. 남들과 같은 단계를 밟을 경우 기술종속상태를 영원히 탈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한 두단계를 뛰어 넘어 선진국기술에 직접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항공기개발과 말레이시아의 자동차, 싱가포르의 정보산업 육성이 「월반작전」의 대표적인 사례다.
항공기의 대량생산은 어지간한 선진국도 엄두조차 못내는 분야. 그러나 1인당 GNP가 6백50달러에 불과한 인도네시아는 항공기개발에 본격 착수, 약 2백억달러(한화 16조원 상당)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했다.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유일의 자동차생산국이다. 말레이시아정부는 자동차생산을 최대의 국책사업으로 선정, 「사가」라는 국민차를 생산하고 있는 프로톤사를 전폭 지원하고 있다.
아세안의 경제리더로서 이미 선진국 문턱을 넘어선 싱가포르는 컴퓨터·통신분야의 선두주자로 치닫고 있다. 싱가포르는 미래산업의 총아로 일컬어지고 있는 정보통신업을 「주특기 업종」으로 개발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립전산원이 컴퓨터부문의 연구개발을 위해 마련한 자금규모는 20억 싱가포르달러(한화 1조원)에 이르고 있다.
기술개발도 결국 사람이 한다. 대부분의 아세안국가들은 인구는 많지만 고급두뇌는 턱없이 부족하다.이에 따라 아세안국가들은 고급두뇌유치정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자국 과학자를 고국으로 끌어들이는 소위 「유턴(U TURN) 정책」도 이의 일환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등은 파격적인 대우와 함께 애국심을 강조하며 해외거 자국 과학자의 귀국을 국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의 고급인력양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외국석학·고급엔지니어등을 초빙하는 「두뇌수입」 정책도 과감히 시행하고 있다.
아세안의 기술개발정책은 테크너폴리스 개발로 구체화되고 있다. 싱가포르의 사이언스 파크(SCIENCE PARK·기술공원) 건설이 대표적인 예다. 싱가포르는 지난 91년 30㏊규모의 제1 기술공원을 건설한 뒤 90여개의 각종 연구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말레이시아도 이같은 개념의 하이테크 파크(HIGHTECH PARK·첨단기술공원) 건설에 착수했다. 인도네시아도 국영항공기제작회사(IPTN)가 위치해 있는 반둥시를 거대한 기술도시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아세안은 석유등 천연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한 자원대국들의 경제집합체다. 여기에 기술력이 더해질 경우 2000년 선발개도국의 실현(그들의 목표는 선진국실현)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싱가포르=이백만기자】
◇아시아 기동취재반
▲이백만(경제부기자)
▲정광철(정치부기자)
▲강진순(사회부기자)
▲최규성(사진부기자)
▲남재국(체육부기자)
▲황상진(사회부기자)
▲김철훈(문화1부기자)
▲이상원(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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