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예술」「짚·풀생활사」등 곳곳 다양/역사숨결·탁트인풍경 만끽“일석이조” 경기 여주에서 37번국도를 따라 원주 방향으로 5 가량 가다보면 왼편에 뾰족한 원뿔탑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이색적인 건물이 눈길을 끈다.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인 경기 여주군 강천면 이호1리 남한강가에 자리잡고 있는 목아불교박물관(관장 박찬수)이다.
불교목공예가인 목아 박찬수씨(45)가 불교미술의 「요람」을 세우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6월 개관한 특수박물관이다. 목아불교박물관에는 현재 묘법연화경(보물제1145호)등 보물 3점을 비롯해 6천여점의 불교관련 유물과 목공예품이 소장돼 있다.
박물관의 출입문인 일주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지하 1층, 지상3층(연건평 1천5백74평)의 본관건물이 보인다. 박관장이 불교성지순례 중 인도의 사원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얻어 직접 설계했다는 본관은 현대적인 서양건축양식의 외양과 우리의 전통건축법을 재현한 내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멋진 건물이다.
옛 서울대문리대 건물의 해체과정에서 나온 파벽돌로 지은 본관의 원뿔탑 3개는 불교의 삼보(불·법·승)를 상징하고 있다. 박물관의 중심 전시시설은 우리의 전통 문살과 한지 등으로 내부를 장식한 2층 나한전과 3층 불교작품실에 마련돼 있다. 특히 2층에 전시된 오백라한상과 법상 앞에서는 관람객의 발길이 오랫동안 머물곤 한다.
석가모니의 제자와 고승들을 묘사한 오백라한상은 박관장이 15가지 목재를 사용해 5년여에 걸쳐 조각한 것으로 5백 나한들이 각기 다른 표정과 옷차림으로 림립해 있다. 그 왼쪽에 전시돼 있는 법상은 89년 전승공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명품이다. 법상은 사찰에서 대규모 법회나 재를 올릴 때 큰스님이 앉아서 설법을 하던 큰 의자로 그가 통도사 고승들의 증언과 문헌을 참고해 재현한 것이다.
부처님의 일생을 부조기법으로 비자나무에 조각한 팔상도 스무장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3층에는 목조 십이지신상과 부처상들이 시대별로 전시돼 있고, 1층에는 박관장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각종 불교유물이 전시돼 있다. 지하는 명부전과 강의실로 꾸며져 있다.
목아불교박물관은 그러나 불교도들만을 위한 박물관이 아니다. 9천여평에 이르는 박물관 마당에는 각종 현대조각들이 자리잡고 있어 1주일동안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볼거리가 되고 있다. 마당 가운데에는 포석정과도 같은 구불구불한 연못이 학예연구실까지 이어지고 두 마리 용이 내뿜는 물줄기가 연못을 가득 채우고 있다. 또 마당 오른쪽에는 물보라가 하늘을 가르는 분수연못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우리 주위에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찾아갈 만한 특수박물관들이 의외로 많다.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가슴이 탁 트이는 전원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박물관들이 산재하며 서울 도심의 빌딩숲 속에도 조상의 혼과 얼이 생동하는 각종 박물관들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도심과 근교의 20여개 특수박물관 가운데 우선 찾아볼만한 곳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짚·풀생활사박물관과 중구 정동의 궁중유물전시관이다. 장편 서사시 「금강」으로 유명한 고 신동엽시인의 부인 인병선씨가 운영하는 짚·풀생활사박물관에서는 짚으로 만든 각종 생활도구를 통해 민중의 애환과 땀, 그리고 지혜를 한껏 맛볼 수 있고 궁중유물전시관에서는 조선왕조의 위엄과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주로 3개월 단위로 짚과 풀을 소재로 기획특별전을 열고 있는 짚·풀 생활사박물관은 현재 동학농민전쟁 당시 사용된 무기와 동학군 명록등을 전시하고 있다. 궁중유물전시관에는 조각, 보자기, 장신구, 의상 등 조선 궁중유물 5천8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고려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출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삼성출판박물관(고서등 20여만점 소장),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본산인 전통공예관(공예품 5백여점 소장), 옹기·토기류 전문박물관인 옹기민속박물관(옹기류 3천여점 소장)과 홍산박물관(1천여점 소장), 눈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자수를 감상할 수 있는 한국자수박물관(1천여점 소장) 등도 가볼 만 하다.
특히 1877년 토머스 에디슨에 의해 최초로 발명된 틴호일부터 최근에 이르는 오디오 4백여점을 구경할 수 있는 참소리축음기오디오박물관(강원 강릉시 소재)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축음기박물관이다.
또 문화재급 유물을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738―3800)과 국립민속박물관(734―1346)은 유물감상은 물론 이들 박물관이 운영하는 주말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참석할 만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매주 토요일 하오 2시 국민학생들을 대상으로 박물관 전시·운영·감상법을 배우는 「엄마와 함께 박물관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립민속박물관은 어머니 공예교실(6월 개설), 우리민속 한마당(둘째·넷째 토요일)등의 전통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박물관의 입장료는 대부분 무료이거나 1천원 안팎이다.【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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