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살인·강도 등 만행죄에 적용/“매1대 보다는 교도소 1년 가겠다” 싱가포르 창이 교도소.
무시무시한 태형(CANE)실 바깥 복도에는 20여명의 수인들이 곧 겪어야 할 태형에 대한 두려움때문에 넋이 빠진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태형실 한가운데는 A자형의 나무로 만든 형틀이 세워져 있고 2명의 교도관, 태형집행인, 의사, 간호원이 대기하고 있다.
옷을 벗긴 채 형틀에 묶인 수인에게 교도관이 죄목을 낭독하면 근육질의 태형집행인들이 수인의 엉덩이에 매질을 시작한다. 물에 젖은 몽둥이로 두명의 집행인이 번갈아 때리기 시작하면 금세 수인의 엉덩이가 터지고 그 사이로 피가 솟구친다. 의사는 맞고 있는 수인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며 태형의 중단 여부를 결정한다. 기절을 하거나 심각한 정도의 상처를 입으면 치료를 받은 후 다시 맞는다. 태형을 당한 수인은 그 뒤로 거의 한달 동안 거동을 못한다. 태형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은 평생동안 악몽으로 떠오른다.
싱가포르의 대표적 사회질서 유지수단인 태형집행장면을 경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살인 강도 강간 마약복용, 그리고 「만행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태형으로 다스리고 있다.
싱가포르인들은 태형을 무서워한다. 경험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태형때문에 나쁜짓을 못한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 태형 1대와 징역 1년중 선택하라면 대부분의 싱가포르인들은 『교도소에 있는것이 낫다』고 대답한다.
싱가포르 사람들은 그러나 싱가포르가 세계적으로 질서가 잡혀있는 나라로 손꼽히게 된 것도 결코 태형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얼마전 남의 자동차에 낙서를 한 혐의로 「만행죄」가 확정돼 태형 4대와 징역 4개월, 벌금형을 받은 미국소년 페이군에 대해 클린턴 미대통령이 싱가포르정부에 재고를 요청하자 싱가포르 사람들은 『범죄천국인 미국은 오히려 질서의 선진국인 싱가포르를 배워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태형을 효율적인 범죄방지 수단으로 찬양해야 될지, 인간성을 파괴하는 야만적인 처벌로 보아야 할지 판단하기가 몹시 힘들다.【싱가포르=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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