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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5(안현필 「삼위일체 장수법」;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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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식:5(안현필 「삼위일체 장수법」;13)

입력
1994.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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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당근은 “비타민의 왕”/시력좋게하고 피부 튼튼히/「생시금치 결석생성·당근 비타민C파괴」는 낭설… 가능하면 생것 먹어야 오늘은 자연식의 다섯번째로 비타민의 왕이라고 불리는 시금치와 당근에 대해 알아봅시다. 이 안늙은이를 82세까지 장수하게 하고 젊은이 못지 않은 정열로 일하게 만드는 음식은 자연식품과 생수입니다. 자연식품 가운데 현미(한국일보 3월24일자 게재), 소금(3월31일자), 된장(4월7일자), 멸치·새우·콩볶음(4월21일자)등은 이미 소개했고 이번에는 시금치와 당근입니다. 자연생수는 다음 기회에 설명하지요.

 자, 강의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두 가지를 물어보지요.

[문] (가)엽채(잎야채) 중에서 최고로 좋은 것은?

  (나)근채(뿌리야채) 중에서 최고로 좋은 것은?(생각하다가 다음 답을 보세요)

[답] (가)시금치 (나)당근

[주의]이 두 가지 식품에는 각종 영양분이 골고루 들어 있으니 매끼 꼭 먹고 다른 야채는 먹고 싶은 것을 적당히 배합해서 먹으면 됩니다. 특히 생것을 된장에 찍어 먹도록 하세요. 식도락을 위하여 된장국에 넣어 건더기로 먹는 것도 괜찮지만 이와 동시에 반드시 생것을 생된장에 찍어 먹는 것을 잊지 마세요. 치아가 성하지 못한 사람은 즙을 내서 먹되 짜고 남은 찌꺼기는 버리지 말고 무쳐 먹거나 된장국의 건더기로 만들어 먹기 바랍니다. 찌꺼기를 내버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아주 잘못이에요. 찌꺼기에는 영양분이 곱이상이나 들어 있는데다 공해병치료에 좋은 섬유질이 무척 많습니다. 먹는 양은 무제한이고 식성껏 먹으면 됩니다. 야채, 해조류는 무제한으로 먹어도 되지만 곡식류는 엄격히 제한해야 합니다. 

 나는 상오중에는 자연생수만 마시고 정오넘어서 점심겸 아침을 먹는데 먼저 녹즙 한 컵을 마시고 밥, 반찬, 된장국등을 먹지요. 저녁은 밥 대신 현미가루를 먹고 다른 것은 점심때와 같아요. 그리고 간식은 일절 안합니다. 상오중에는 자연생수외에는 녹즙도 안 마십니다. 녹즙을 마시면 체독(몸속의 독)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죠. 

 생시금치를 먹으면 결석증에 걸리고 당근을 먹으면 다른 야채의 비타민 C를 파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나는 인생82년을 살아온 경험과 연구로 그런 일이 절대 없다고 확신합니다만 독자 여러분은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기 바랍니다.

○빈혈치료에 최고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금치와 당근에는 각종 비타민이 골고루 많이 들어 있고 특히 비타민 A가 다른 채소에 비해 뛰어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흔히 이들을 비타민의 왕이라고 부릅니다.

◇비타민 A의 약리작용과 효능=(가)시력을 증진시키는데 최고입니다. 시력은 흔히 건강의 척도로 일컬어지는데 비타민이 많은 당근과 시금치는 우리 몸의 건강에 최고로 좋지요. 시금치 1백g 속에는 비타민A가 8,320IU가 들어 있고 당근속에는 17,220IU나 들어 있습니다. 이처럼 비타민A가 듬뿍 들어 있으니 시금치와 당근을 매일 매끼 먹도록 하세요. 특히 안경쓴 분은 더욱 열심히 먹어야 하죠. 비타민A는 안질 예방·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야맹증(밤소경)을 예방·치료하는데 좋아요.

 (나)비타민A는 피부를 강하게 해서 병균의 침입을 강력하게 막아줍니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살결이 거칠어지고 피부병이 잘 생겨요. 시금치와 당근은 피부병을 예방·치료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다)빈혈을 치료하는데는 비타민A가 최고라면서 동물의 간을 먹기를 권장하는 의사가 더러 있는데 나는 콜레스테롤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동물의 간은 생각만 해도 징그러워요. 나는 대신에 콩이나 당근, 시금치등을 권장합니다.

 (라)비타민A는 물에 녹지 않고 기름에는 잘 녹기 때문에 당근을 불에 익혀 먹을 때는 기름으로 튀기거나 볶아 먹으면 맛도 좋고 소화흡수가 잘 됩니다. 나는 「당근+양파+감자」튀김을 기가 막히게 좋아하죠. 

[주의] 튀겨 먹는 것은 단지 식도락을 위한 것이니 1백%의 영양분이 들어 있는생것을 반드시 함께 먹어야 합니다.     

 (마)시금치에 들어 있는 비타민A는 열에 약하니 생으로 먹되 당근은 생것과 익힌 것을 함께 먹으세요. 단 당근을 너무 많이 먹으면 황달에 걸린 것처럼 피부가 노랗게 되거나 두통, 구토증세가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더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신호입니다. 이때는 먹는 것을 중지하고 약 3일후부터 과식을 안 할 정도로 적당히 먹으면 됩니다. 

◇시금치의 과학적 고찰=우선 「시금치결석증」에 관한 선입견을 버리자.

 『생시금치에는 수산(수산)이 많기 때문에 생으로 먹으면 요로결석(요로결석)이 생기기 쉬우니 삶아서 떫은 맛을 빼고 먹어라』는 설은 과학적인 학설이 아니라 일본의 민간속설입니다. 일본의 카마구라(겸창)시대에 빈혈증이 있는어떤 승려가 의사말에 따라 매일 시금치를 먹었더니 신장결석(신장결석)이 생겼는데 이것이 와전되어 그런 속설이 생겨난 것입니다. 그 승려는 시금치를 생으로 먹지 않고 데치거나 무쳐서 먹은게 틀림없는데 내가 아무리 책을 찾아봐도 생으로 먹었다는 내용이 없어요. 내가 10여년간 시금치를 생으로 먹어왔어도 결석증에 걸리지 않은 걸 보면 시금치는 생으로 먹을 경우 절대로 결석증에 걸리지 않아요. 그 이유를 과학적으로 살펴보면 생시금치의 주성분인 수산, 비타민C, 효소등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섭씨 1백도 이상 가열하면 대부분 파괴되게 마련입니다. 이처럼 죽은 시체는 세포에 흡수되지 않으므로 대부분 대소변을 통해 몸밖으로 나와 버리는데 수산은 유난히 칼슘과 결합하기 쉬운 특성이 있습니다. 바로 이 수산과 칼슘이 결합된 것이 신장안에 모이고 모여서 돌덩어리, 즉 결석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삶은 시금치만 계속해서 먹으면 결석증에 걸리기 쉽지만 살아 있는 수산을 함유한 생시금치를 먹으면 수산이 세포에 직접 흡수되므로 결석증을 일으킬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끓이면 영양파괴

 한가지 예를 들어봅시다. 강에 섬이 생기는 이유는? 물을 따라 흘러가던 흙, 모래, 자갈등이 모여서 섬이 생기는 것입니다. 칼슘과 결합된 수산은 강에 흘러가는 모래 또는 자갈처럼 신장안에 결석이라는 섬을 만드는 것입니다. 생식을 하는 야생동물은 결석증세가 없는데 화식을 하는 인간과 가축동물에게만 결석등의 병이 생기는 까닭을 이제는 아시겠죠. 시금치가 함유한 비타민 C와 효소는 열에 지극히 약한데도 이를 1백도 이상으로 데쳐 죽여서 먹으라는 사람은 영양학자는커녕 거짓말박사일 것입니다. 비타민C는 피부를 곱고 튼튼하게 해서 병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아줌과 동시에 피를 깨끗하게 만들어 모세혈관까지 잘 돌도록 해주고 신진대사를 왕성하게 해 줍니다.

 또 효소는 우리 몸안에서 화학공장노릇을 합니다. 즉 우리가 먹는 것을 소화시켜서 피, 살, 뼈등 신체의 모든 부분을 만들어 주지요. 만일 효소가 없다면 우리가 먹은 것이 아무런 변화없이 그대로 남아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이 중요한 비타민C와 효소를 가열해서 죽은 상태로 먹으라는 사람은 거짓말박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생시금치속에 들어 있는 유기수산(살아 있는 수산)은 위장과 신장의 혈관을 강하게 하여 피를 잘 돌게 하지만 삶은 시금치속에 들어 있는 무기수산(죽은 수산)은 고열에도 녹지 않은채 모래와 같은 상태가 되어 칼슘에 달라 붙어 자갈모양으로 굳어져 결석증을 일으킵니다.

○신진대사 왕성히

◇당근의 과학적 고찰=당근을 먹을 때마다 걱정되는 일을 먼저 해결하자.

 이 안서방은 과거에 책에서 「당근에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효소가 들어 있어 다른 야채와 함께 먹으면 다른 야채의 비타민C를 파괴해 버린다」는 것을 보고 『좋은 야채도 많은데 뭣때문에 그런 말썽꾸러기를 먹어!』하면서 아예 먹지 않았어요. 그후 「시금치를 생으로 먹으면 결석증에 걸린다」는 속설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당근의 비타민C 파괴속설도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서 비타민C가 많은 다른 야채와 섞어서 마구 먹어버렸죠. 만일 그 속설이 사실이라면 이 안늙은이는 비타민C결핍으로 큰 문제가 생겼을 것입니다. 비타민C가 결핍되면 괴혈병(괴혈병), 피하출혈, 빈혈등 아주 치명적인 문제에 시달릴게 틀림없는데 나는 정반대로 더 건강해지더군요.

 당근에는 사실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제라는 효소가 들어 있지요. 그런데도 비타민C가 많은 이유를 연구해봤더니 당근 속에는 아스코르비나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분이 많아서 이것들이 아스코르비나제와 힘을 합해 당근의 그 좋은 성분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된장에도 사실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물질이 있지만 동시에 그 발암물질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분이 있어서 양자가 협력하여 명약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바보 멍텅구리학자가 당근의 아스코르비나제만 뽑아서 다른 야채의 비타민C에 작용시킨 결과 비타민C가 파괴되는 것을 보고 그런 속설을 발설한 것입니다. 당근에서 아스코르비나제만을 뽑아내면 아스코르비나제의 작용을 억제하는 성분과 분리돼 다른 야채의 비타민C를 파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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