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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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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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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지내야 할 나라, 경계해야 할 나라, 그러면서 본받아야 할 나라」 우리 청소년들에게 비친 일본은 이처럼 멀티비전과 같다. 「일제」를 겪은 세대와는 그 정서가 완연히 다르다. 긍정과 부정이 엇갈리는가 하면 선망도 섞인듯 하다. 아울러 일본문화엔 개방적인것 같다. 영화와 가요수입엔 심한 저항감을 나타내지 않는다. 어느 연구소가 발표한 국제화 의식의 조사결과다. ◆여기서 특히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본받아야 할 나라」로 꼽은 것이다. 일본의 얼굴은 무엇보다 경제강국으로 부각된다. 전후 일본의 부흥은 우리네 열등의식을 건드릴만큼 화려했다. 일제보다 일제에 주눅이 들 정도였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고품질 첨단기술은 가히 따라잡기 힘들 경지다. 이런 것 저런 것 본받을게 많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일본의 어떤 것을 본받아야 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지금 한가지 권하고 싶은게 있다면 깍듯한 예절이 아닐까 한다. 같은 동양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절의 전통이라면 우리나라가 앞섰지만 현재는 그게 아닌 형편이다. 우선 일본인의 인사법부터가 겉으로만 보아도 겸손하고 친애감이 드러난다. ◆특히 여성들이 허리를 굽히며 몇번이고 절을 반복하는 모습은 아름답기도 하다. 우리가 「예의 나라」임을 은근히 자부하며 이런 광경을 부러워 하게된 것은 솔직히 부끄럽다. 예의 참뜻은 양보와 극기이며 평화적 공존의 사회질서를 뜻함이다. 그래서 극기복례위인(자기를 누르고 예로 돌아감이 인이다)이라는 가르침이 있다. ◆예는 교육의 소산이다. 우리는 가정 학교 사회교육에서 이것을 가르침이 모자란다. 예를 갖춘다면 사회분위기가 훨씬 달라질 것이다. 남을 본받지 않고도 우리 전통을 살려낼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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