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중 4명… 재기신호·보선무마용 등 해석구구/대체로 “승진대상자 많아 생긴 우연의 일치”공감 차관급 7명에 대한 인사가 있던 23일, 「전문성과 업무능력의 중시」 「테크노크라트 우선기용」이라는 인사기준이 발표됐지만 정작 관가의 관심은 다른데 있었다. 7명의 신임차관중 TK(대구·경북)출신이 무려 4명이나 되는 것을 두고 그 배경을 꼽아보는 것이었다. 현정부출범이후 TK출신이 권력의 핵심부에서 밀려나면서 각종 인사에서 「물을 먹고 있다」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던 터라 신임차관급의 반수이상이 TK라는 사실은 예삿일이 아니었다.
4명의 TK출신차관의 면면을 보면 이석채농수산차관(경북성주) 김용진재무차관(경북상주) 박운서상공차관(경북의성) 박삼규공업진흥청장(경북상주)등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TK재부상의 신호』 『대구·경주 보선을 의식한 TK정서무마용』 『김만제씨의 포철회장기용으로 시작된 TK의 복귀가 행정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는등 갖가지 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관가의 대체적인 견해는 『이번 인사는 해당부처의 차관보 및 1급중에서 발탁하다보니 우연의 일치로 TK가 많았을뿐 의도적으로 TK출신을 봐준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이농수산차관은 차관승진이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는 경제기획원의 고참 예산실장이었고 그밖의 인사들도 모두 각 부처의 외청장 및 차관보들로 승진1순위자였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비록 승진대상이기는 했어도 지역안배를 하지 않고 승진시킴으로써 『적어도 TK를 일부러 배제하지는 않았다』는 지적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이 점만 하더라도 지난해의 분위기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사실 29명의 장관급인사중에서 TK출신은 김덕안기부장(경북선산)과 권영자정무2장관(경북예천)이 고작인데 그나마 김안기부장은 경기고출신이다. 부처차관 역시 이번 인사전까지는 20명중 심우영총무처차관등 2명이, 12명의 외청장중에는 김화남경찰청장등 2명이, 9명의 청와대수석비서관중에는 이의근행정수석만이 TK출신으로 꼽혔다. 6공말기에 장관 7명, 차관급 18명, 청와대비서실장을 포함한 수석비서관이상 7명이 TK출신이었음을 되새겨볼 때 문민정부하에서의 TK출신 「쇠락」은 쉽게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번 인사에서 차관급 가운데 TK출신이 몇명 발탁된 것이 더욱 두드러져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5·6공의 중추세력을 이루었던 경북고출신은 지금의 내각에서는 한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 국무회의석상에 경북고출신이 한사람도 앉아 있지 못하게 된 「기현상」은 실로 오래간만의 일이라는 것이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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