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촉진·세제개혁 주목표/“생산력 저하는 실업야기” 폭동화우려기업 세금부담 줄여 수출증대 효과도
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이 23일 총체적 위기에 빠진 경제난국을 타개키 위해 일련의 포고령을 발표, 극약처방을 단행했다.
이번 발표된 포고령은 생산과 수출을 촉진하고 국가수입의 확대를 위해 세제를 개혁하는 것이 주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경제부가 최근 발표한 경제상황에 관한 보고서는 생산, 투자 및 세수의 급격한 축소로 사회적 폭동을 유발할 위험에 직면했다고 분석한 바 있듯 러시아 경제난은 심각하다.
이 보고서는 지난92년 시장경제체제를 채택한 이후 산업의 생산성이 계속 하강곡선을 그려왔으며 지난 1·4분기 생산성은 전년동기 대비 25.4%의 급락현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설탕 신발 직물 의류분야는 생산성이 각각 30∼50%나 감소됐으며 지난해에 비해 85%밖에 생산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생산력의 저하현상은 대량실업을 유발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정부일각과 경제전문기관등은 올해말께 전체인구의 15%에 달하는 약1천만명이 실업자로 전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8만5천명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질자동차공장의 경우 최근 수천명의 노동자들을 휴가보내는등 일시 휴업시키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도 전년의 절반인 5만대를 계획하는등 대대적인 기구축소 및 감원을 단행했다.
대규모 중공업공장등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한 형편으로 일부기업은 월급을 돈대신 생산된 물품으로 지급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대형 국영기업에 대규모 자금지원을 해주고 싶어도 인플레유발을 우려해 긴축정책기조를 유지한채 속수무책이다. 정부는 올해 인플레율을 월평균 8∼9%선으로 억제하는등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에 따른 조건을 이행키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투자역시 지난해에 비해 엄청난 감소를 보이고 있다. 지난 1·4분기 투자액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국가투자를 포함해 총액이 지난해보다 28%감소한 12조루블(70억달러)밖에 되지않고 있다.
외국자본의 유입도 1·4분기중 1억8천만달러에 불과한 극히 미미한 투자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경제난이 심각한 국면에 이르자 옐친은 지난17일 체르노미르딘총리를 크렘린궁으로 불러 6시간동안 경제정책의 과오를 질책했고 이어 18일에는 체르노미르딘주재로 긴급 경제각료회의가 소집되기도 했다.
알렉산드르 리브쉬츠대통령경제수석이 발표한 포고령의 주된 내용을 보면 생산촉진을 위해 제조업자에 대한 기본과세를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0∼20%인하하고 수출장려를 위해 오는 7월1일부터 원유 금속등 전략원자재 및 지하자원을 제외한 모든 품목에 대해 정부가 통제해왔던 쿼터와 라이선스제도를 폐지한다는것이다.
또 채무기업은 보유경화를 루블로 환전, 빚을 갚도록 하며 러시아내에서 생산활동을 하는 외국합작기업은 세금의 종류를 줄이고 면세혜택을 주며 국가가 운영하는 새로운 국영기업은 만들지 않는 대신 경영이 어려운 국영기업은 파산시킨다는 것이다.
옐친의 이같은 포고령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경우 정치적으로 엄청난 위기에 몰리게 되고 정권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온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려면 관료조직의 효율성운용이 필요하며 경제구조에 대한 전반적 개편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러시아경제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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