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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저」 끝난 다음엔…/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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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3저」 끝난 다음엔…/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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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저금리·저유가·달러평가절하라는 3저현상으로 국내경제가 단군 이후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던 지난 87년―. 국책연구기관의 한 경제학자는 「소신있는」논문 하나를 발표해 뜻하지 않은 필화를 겪어야 했다. 당시 5공정부는 전두환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을 보완하기라도 하듯 고성장 국제수지흑자 물가안정등을 전대통령의 치적으로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이 학자는 겁없이 『지금의 경제적 성과는 기본적으로 3저현상이라는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전제한뒤 『중장기적인 경쟁력강화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찬물을 끼얹어 버린 것이다. 당시 정부는 『지금의 호황은 기본적으로 우리 실력에 의한 것이지 3저현상은 부차적인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이같은 방심은 그후 국민경제에 치명상을 안겨 주었다.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과신한 나머지 사회간접자본시설(SOC)확충정책을 내팽개쳐 버렸고 경제체질개선(구조조정)노력도 방치하고 말았다. 정책방심의 결과는 끔찍했다. 3저현상의 약발이 끝날 무렵인 6공중반 이후 우리경제는 총체적 위기를 맞아 거품속으로 침몰하고 만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경제는 지금 또다시 3저현상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책방심이 또다시 되풀이되고 있지 않나 걱정된다. 언제 경제위기론이 있었느냐는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정부당국의 경쟁력강화정책의지가 눈에 뛰게 약화된 듯한 분위기다. 재벌그룹들도 문어발확장에만 열중하는 모습이다.

 지금의 호황을 문민정부의 「신경제계획」추진결과로 판단한다면 큰 오산이다. 정책당국자들은 우리경제의 구조적 약점인 「고비용구조(고임금 고금리 고물가)」가 어느정도 개선되었는지 냉정하게 짚어 보야야 할 때다.

 국가경제의 내일을 생각하는 정치가(당국자)라면, 지금이야말로 구조조정노력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구3저때의 정책방심을 되새겨 봐야 한다. 가뭄(불황)끝에 장마(3저현상)가 들어 논에 물이 고인다고 관개사업(구조조정)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벌써 신3저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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