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부처장악력등 고려 기용/팀웍통한 일하는 분위기 독려/농림수산차관 부외기용은 “부처이기주의 경종” 23일 단행된 7개부처 차관급 인사에는 몇개 부처에 국한된 것이지만 정부정책의 혼선을 용납지 않겠으며 실무책임을 차관에게 묻겠다는 김영삼대통령의 인사원칙이 담겼다고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청와대가 모든 것을 챙기려 한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총리실이 해오던 차관인사발표를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이 하도록 했다. 김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모든 정부부처가 정책추진에 있어 잡음을 일으키지 말고 팀웍을 이뤄 일하는 분위기를 이루도록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부처차관의 교체에 따른 연쇄이동이나 후임인선에서는 업무의 전문성과 실무능력 및 부처장악력을 고려해 해당부처출신을 기용,공직사회의 안정성을 기하려 한 점도 눈에 띈다. 비교적 순리적 인사라는 평가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당초 인사요인이 있는 부처의 차관급 인사는 이달초부터 검토됐으나 해당자 모두 문책으로 해석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외무부의 장차관급 대사에 대한 정기인사가 있는 6월로 넘겨졌다가 농안법파동과 관련해 김태수농림수산차관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다시 앞당겨졌다.
이번 인사에서 문책대상이 된 경우는 김농수산외에 홍순영외무 이동훈상공차관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전외무차관은 정부정책의 부처간 사전조율이나 조정도 거치지 않고 남북특사교환 철회를 밝혔고 북한 벌목공문제와 관련해서도 같은 실수를 한 것으로 지적받아 왔다. 이전상공차관은 본인이 주변의 잡음과 관련해 일찍 사의를 표명해 왔다. 백원구전재무차관은 증권감독원장에 내정돼 교체된 것으로 문책케이스는 아닌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진후임재무차관은 재무부출신으로서 금융실명제 준비 실무팀장을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었다. 후임농수산차관에 이석채 경제기획원예산실장을 기용한 것은 그의 업무추진력과 장악력이 높이 평가받은 때문이다.
농수산부는 현정부출범후 장관과 차관이 모두 2명씩 경질되고 지난번 농안법파동과 관련해서도 차관과 담당차관보 국장 과장 사무관등이 줄줄이 바뀌는 수난을 겪은데다 최인기장관도 농정통이 아니어서 차관은 내부에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도 이예산실장을 기용한 것은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이유외에도 농안법파동에서 나타난 부처이기주의에 대한 경종의 의미도 다분히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자당 지구당위원장을 맡게 돼 일찍부터 사의를 표명해 온 정성철정무1장관보좌관의 후임에 임명된 조경근변호사는 서청원정무1장관이 추천한 케이스로 미변호사자격을 가진 국제감각과 TV토론진행등을 통한 활동성을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7명중 4명이 TK출신이라는 점이다. 청와대는『일부러 TK출신을 고려한 것이 결코 아니고 현 관료사회의 구조상 그럴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는 있다. 그렇지만 김대통령이 최근들어「여러 곳에 골고루 눈길을 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 전혀 무관하다고 하기도 어려울 것같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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