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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제 가사장식품(한국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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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제 가사장식품(한국의 미)

입력
1994.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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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연화당초문… 고려 영화가 배인듯 스님들의 옷차림에서는 장식이나 꾸민 기색을 찾을 수 없다. 아무 꾸밈이 없는 엄정한 가사장삼은 그 자체로 흉내낼 수 없는, 하나의 역설적인 멋이기도 하다.

 이런 소박함은 그러나 조선불교의 전통이다. 고려시대 불교는 의식이나 사찰형식, 장식이 화려하면서도 장엄했다.

 은에 연화당초문을 화려하게 양각한 이 장식품은 고려시대 스님들이 가사를 장식하던 흔치않은 유물이다.

 이 장식품은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입는 가사의 연결부분을 고정하는 역할도 했다. 가사는 본래 시주에게서 얻은 낡은 옷을 조각내 꿰매 만든 천으로 요즘은 왼쪽 어깨 밑으로 묶어 고정한다. 장식 가운데 뚫린 구멍에 가사의 양쪽 끝을 포개 고리 모양으로 끼운 뒤 막대 모양의 쇠붙이 (유물 왼쪽)를 찔러 고정했다.

 여덟 개의 부드러운 곡선이 끊일 듯 이어지며 돌아간 장식 위에는 전형적인 고려시대 연화당초문이 새겨져 있다. 연화당초문은 고려 12∼13세기에 성행한 장식문양으로 고려청자나 고려 인종 3년(1125)에 세워진 대각국사비 등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네 송이의 연꽃과 4개의 하엽(연꽃잎)이 정교하게 양각돼 있고 빈 공간을 당초문이 빠짐없이 장식하고 있다.

 금강저(승려들이 수법 때 쓰는 도구)를 연상시키는 막대모양의 쇠붙이에는 상하 대칭으로 연못에서 피어오르는 연꽃문양이 정성스럽게 새겨져 있다. 12세기 고려시대 작품. 이화녀대 박물관 소장.【서사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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