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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숙씨 주류연구원(직업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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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봉숙씨 주류연구원(직업의 세계)

입력
1994.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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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 아닌 술꾼… “실제 주량은 소주 1병” (주)진로 주류연구실 연구원인 한봉숙씨(28)는 하루를 술과 함께 시작해서 술로 끝낸다. 그렇다고 그녀가 엄청난 술꾼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다. 단지 그녀의 직업이 술을 다루는 일이니 하루종일 술 속에서 살고 있을 뿐이다.

 물론 그녀는 술을 좋아한다. 원래 식품연구실에 있다가 주류연구실로 옮겨온 것도 순전히 본인이 원해서였다. 자신이 밝히는 주량은 소주 1병정도. 이 정도 마시면 기분이 좋은 정도라고 하니 「술꾼」은 아니어도 「술체질」임엔 틀림없다.

 그녀가 하는 일은 새로운 술을 개발하는 일이다. 매실주나 포도주 와인쿨러(와인에 탄산가스를 섞은 연한 술)등이 그녀가 맡고 있는 주종들이다. 하나의 술이 탄생하기까지는 과실원액과 당 산 향등 첨가물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원하는 맛과 향을 만드는 작업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전문용어로 「블렌딩」이라 한다.

 이 과정에서 그녀는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단지 일 때문에 마셔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처럼 한모금 한모금 마시다 보면 점심때쯤에는 졸음이 몰려오기도 한다. 다행히 그녀는 술을 좋아할뿐 아니라 술체질이니 별 탈은 없다.

 그녀는 일을 위해 혀와 코를 항상 최상의 상태로 보존해야 한다. 정확한 맛 테스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껌을 십거나 입술연지를 바르는 일도 금물이다. 술맛을 테스트하는데는 타고난 감각도 필요하지만 오랜 경험이 중요하다. 그녀는 4년 가까이 이 일을 해오다 보니 이제 여러종류의 술을 섞어 놓아도 맛을 보면 성분을 분석해낼 정도가 됐다.

이 일을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그녀도 대학(고려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현재는 회사측의 도움으로 대학원에서 미생물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술 개발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좀더 습득하기 위해서다.【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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